#1 지난 6월 교보생명에 입사한 문지홍씨(28)는 대학동기나 후배들을 만나는 모임에 나가면 마음이 편치 않다. 취업 기쁨에 한참 들뜰 시기지만 주변에 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2년 넘게 취업이 안돼 캠퍼스 주변을 배회하는 선배들도 주변에 종종 눈에 띈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문씨는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었다. 그는 최근 사내 청년희망펀드 모금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2 최근 교보생명으로 이직한 이인호 씨(35)는 2009년 이후 인턴 생활을 반복해 오다가 꼬박 1년 넘게 취업에만 매달린 끝에 모 증권사 취업에 성공했다. 이씨도 누구보다 취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최근 ‘청년희망펀드에 기꺼이 동참했다. 이씨는 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들이 많다”며 청년희망펀드를 통해 좋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희망펀드 모금에 국내 대표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직원들의 참여 소식을 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거액의 사재를 털어 모금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30일 교보생명은 임직원 1824명이 청년희망펀드에 약 1억92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보생명의 참여 인원은 단일 회사 규모로는 최대다.
교보생명은 지난 16일부터 5일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청년희망펀드 모금을 진행했다. 부서장들간 회의에서 누군가가 던진 아이디어를 실천해보자는 의미에서 시행했던 자발적 모금 운동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참여 인원은 전체 임직원의 43%에 달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참여 인원이 이렇게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원들의 모금 운동 소식을 전해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자신의 사재 20억원을 털어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평소 청년희망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신회장이 직원들의 모금 운동을 듣고 흔쾌히 동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