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말구 교수, 야구에도 많은 걸 가르쳐 준 분" SK김용희 감독 회상 눈길
입력 2015-11-30 14:44 
서말구 교수/사진=연합뉴스
"서말구 교수, 야구에도 많은 걸 가르쳐 준 분" SK김용희 감독 회상 눈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사령탑 김용희(60) 감독이 30일 세상을 떠난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에 대해 "야구에도 많은 걸 가르쳐 준 체육인"이라고 회상했습니다.

김 감독은 이날 서 교수가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너무 놀랐다. 참 열정 있는 분이셨는데 너무 일찍 떠나셨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고 서말구 교수는 1970·80년대 한국 육상을 대표한 간판 스프린터였습니다. .

그가 1979년 멕시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에서 수립한 남자 100m 기록 10초34는 2010년 6월 김국영이 전국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0초23을 기록할 때까지 31년 동안 한국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서 교수는 야구팬에게도 흥미로운 체육인이었습니다.

그는 육상에서 은퇴하고 1984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1987년까지 선수와 트레이너로 일한 이색 경험도 있습니다.

당시 롯데는 서 교수에게 체력 트레이너를 맡기면서 내심 '대주자' 역할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서 교수는 1987년까지 롯데 소속으로 뛰면서도 단 한 경기도 1군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남자 육상 100m 기록 보유자에게도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가 멀어 보였습니다.

동갑내기인 김용희 감독도 당시 서 교수와 함께 롯데에서 뛰었습니다.

김 감독은 "당연히 그때 한국에서 서 교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를 뛰는 건 달랐다"며 "육상은 총성을 듣고 뛰지만 야구 선수는 투수의 투구 동작, 포수와 야수진의 움직임 등을 보고 뛴다. 일단 스타트에서 야구 선수들이 서 교수보다 빨랐다"고 떠올렸습니다.

허리를 세우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육상과 달리, 슬라이딩을 하는 야구 특성도 서 교수에게는 낯설었습니다.

김 감독은 "서 교수가 '야구는 잘 넘어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힘들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감독은 "2루에서 홈까지 달리는 건, 서 교수가 압도적으로 빨랐다. 그러나 일단 주요 보직이 체력 트레이너인데다 도루를 노리는 게 아닌 2루에서 홈으로 달리는 주자로 기용하는 데에는 전략상 문제가 있긴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서 교수는 '훈련 기법'으로 롯데 선수들을 도왔습니다.

김 감독은 "서 교수는 정말 열정적인 분이셨다. 육상 훈련 기법을 야구 선수의 몸에 알맞게 접목해 스피드를 키우고 부상을 줄이는 방법 등을 연구했다"며 "당시 팀에 또래 선수들이 많아 개인 훈련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육상에 큰 획을 그은 서 교수는, 야구 선수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야구계에도 오래 회자될만한 추억을 남겼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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