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에 밴 자취 둘러본 김 전 대통령 마지막 여정
입력 2015-11-26 18:16 
사진= 연합뉴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26일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고인이 머물던 상도동 사저를 둘러보고 국립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10여 대의 경찰 사이드카와 선도차, 영정을 단 무개차(無蓋車·오픈카)를 앞세우고 빈소인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을 출발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관은 캐딜락 리무진 영구차 차량에 실렸고, 그 뒤로는 유족 등을 태운 대형버스가 뒤따랐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운구행렬은 광화문을 지나 세종로사거리, 공덕동사거리, 마포대교 등 11㎞를 달려 약 20여 분만인 1시50분께 영결식장인 국회의사당에 동문을 통해 도착했습니다.


운구행렬이 지나는 길에 나온 시민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여정을 담거나 물끄러미 행렬을 바라보며 고인을 기렸습니다.

국회의사당에서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영결식과 헌화·분향 추모공연을 마치고 조총 발사가 마무리되자 영구차는 오후 3시20분께 손명순 여사 등 유족들을 태우고 국회 정문을 통해 영결식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영결식 후 운구행렬은 선도차와 대형 태극기의 네 귀퉁이를 맞잡은 경찰차 4대가 앞장을 서고 영정을 단 차와 영구차가 뒤따르는 형태로 바뀌었다. 운구행렬 좌우는 경찰 사이드카가 호위했습니다.

행렬은 여의2교를 지나 노들길, 상도터널을 거쳐 고인이 1969년부터 46년간 지내온 상도동 자택으로 향했습니다.

사저에 도착한 김 전 대통령의 아들 은철·현철씨 등 유족들은 장손인 성민씨가 든 영정을 앞세우고 고인이 두 차례 가택연금을 당하고 단식 투쟁을 벌인 현장이기도 한 사저의 1층 응접실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운구행렬은 이어 오후 4시25분께 현재 공사 중인 상도동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인근을 지날 때 잠시 정차해 김 전 대통령이 끝내 완공을 보지 못한 도서관을 마지막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서관에는 고인의 대형 사진과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대변한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건물 앞으로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인파가 모여 운구행렬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이들은 행렬이 지나가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영구차를 향해 연신 고개 숙여 인사하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일부 시민은 영구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옆을 따라 걸어가며 현충로를 통해 장지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향하는 고인을 배웅하기도 했습니다. 영구차는 서울대병원을 출발한 지 약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38분께 현충원에 도착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영구는 현충원 장군 제3묘역에 마련된 묘소로 이동해 국군 의장대에 의해 안장식장 제단으로 봉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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