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화·음악과는 다르다…‘게임시장’의 이기는 법칙
입력 2015-11-26 11:12 

거침없이 성장해온 게임 시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게임시장은 915억 달러로 이미 한화로는 100조 시장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에는 113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게임 시장은 2009년 이미 할리우드 영화 시장 규모를 제쳤을뿐 아니라 현재 할리우스 영화 시장 규모의 2배에 달한다. 이밖에도 음악 시장, 미디어 시장 등 기존에 훨씬 큰 시장으로 각광받던 산업들을 모두 넘어섰다.
게임은 모바일과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그 성장이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게임 시장은 어떤 전략을 통해서 거대 시장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전략, 투자, 고객과의 소통들이 시장 성장에 기여
직장인 김 씨(39)는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 구매에 매달 20~30만원씩 지출하고 있다. 앱을 다운받아 게임하는 것은 무료지만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유료로 구매해야만 하는 아이템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템 한 개당 가격은 부담이 없기 때문에 계속 구매하다보면 한 달에 몇 십만원씩 구매하게 된다”며 하지만 게임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어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게임 업체에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인-앱 퍼처스(In-app purchase) 전략은 게임 시장에서 혁신적인 수익 모델로 꼽힌다. 서비스는 자체는 무료지만 안에서 쓰이는 아이템들은 유료로 판매되기 때문에 수익이 창출되는 방식이다. 국내 게임업체 넥슨이 처음 이를 수익모델로 도입한 이후 전 세계 게임업체들이 이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앱 게임인 ‘클래시오브클랜을 포함해 ‘리그오브레전드, 북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벨브의 도타2 등이 모두 이런 아이템 전략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지난 해 아이템 매출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커머스를 통한 인앱퍼처스 모델은 서비스 자체는 무료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부담없이 게임으로 끌어들인다”며 이 전략이 게임 업계에 큰 성공을 실어다줬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이 성장하기 전부터 게임 업계는 고객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라이브중계를 통해서 시장을 확장해나갔다.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게이머들의 실시간 게임 중계가 일반인들의 시선을 끄는 방법이다. 이 라이브중계는 게임을 좋아하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소비자층을 더 넓히는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게임을 생중계하는 방송은 스타 프로게이머를 배출해낼 뿐 아니라 현재는 ‘e스포츠(eSports)로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포천은 게임 라이브 중계가 이제는 NBA 파이널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정도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전략을 통해서도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오픈플랫폼 시장이다. 현재 오픈플랫폼 게임 시장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가 게임회사 벨브의 ‘스팀(Steam)이다. 스팀은 주로 게임인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고 이에 대한 저작권을 관리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오픈플랫폼이다. 현재 전 세계 스팀 이용자는 1억명이 넘었으며 국내에서도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 개발은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용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많은 게임 개발업체들은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발과 사업에 성공하면서 게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펀딩이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이다. 스타시티즌이라는 게임을 개발한 클라우드 임페리얼 게임즈는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100만명으로부터 9000만 달러를 지원받아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외에 다양한 게임 업체들이 이 같은 펀딩을 이용해 게임을 상용화시키고 있다.
◆소비자 분석을 통한 전략들이 유효해
결국 아이템, 오픈플랫폼, 라이브중계 등 결국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이 게임 산업을 성장시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화, 음악, 미디어 등 대부분의 산업들은 도매상인 것처럼 전략을 세웠던 반면 게임 산업은 미리 소매상의 입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들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아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쉬운 게임부터 난이도가 있는 게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많이 개발했고 고객들의 행동을 분석하면서 떠난 고객은 다시 불러들이고 기존 고객은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게임 이용자 수를 늘려갔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게임은 대체로 개발자들이 쉽게 개발하고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도록 제작되면서 제공사와 사용자가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성장에 주요한 요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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