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휴먼다큐 사노라면] 시어머니를 바라보는 며느리의 안타까운 마음
입력 2015-11-25 08:24  | 수정 2015-11-25 12:46
휴먼다큐 사노라면/사진=MBN


24일 방송된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57세 빈틈 많은 며느리와 그 곁을 지키는 83세 시엄마의 이야기가 그려졌습니다.

사계절 철따라 꽃구경 단풍구경 하러 사람들이 찾는다는 벚꽃길 백리, 그 길위 경기도 광주즈음에 배정미 씨네 좌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직접 키운 농산물을 관광객에게 팔기 위한 좌판인데, 요즘 들어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준비할게 많은 아침입니다.

시엄마 정재순 할머니는 "난롯불을 붙여 놔야 네가 안추워"라며 좌판 준비가 한창인 며느리를 걱정하며 불을 지핍니다.


며느리 정미씨 곁을 꼭 챙기는건 시엄마 정재순 할머니,

정미 씨는 "이따 날 풀리면 혼자 얼른 하려고 했더니, 엄마가 벌써 도우러 오셨네"라며 시엄마를 반깁니다.

항상 좌판 준비로 바쁜 며느리가 있던 자리는 어지러워지기 일쑤, 그래도 시엄마 정재순 할머니는 쓴소리 한번 내지 않고 내식구 허물 대신 채워주면 그 뿐이란 생각입니다.

장사 준비 얼추 다 됐다 싶으면 정미씨가 꼭 빼놓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음악에 맞춰 한바탕 춤을 추는 것. 배정미씨는 오래된 라디오의 전원 버튼을 누르며 음악 '맨발의 청춘'에 맞춰 한바탕 몸을 흔듭니다. 정미씨는 신나게 춤을 춰야 그날 하루장사도 잘 풀린다고 합니다

며느리의 살풀이가 또 시작됐구나 싶은 시어머니, 처음에는 "남들에게 흉잡힌다. 조신해라" 끈임없이 곁에서 조심시켜 봤지만 소용없던 일이 됐습니다. 오히려 이런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물들어 버린듯 합니다. 할머니는 냄비 뚜껑을 치며 며느리의 흥을 돋굽니다.

두 여자의 쿵짝에 산적한 집안일 뒤치닥거리는 언제나 59세 남편 박기양씨의 몫입니다. 그는 까치가 먹어 상처난 배는 더 썩기전에 가족들 먹일 배즙을 만들 생각입니다. 센 장작불에 한소금 끓이고 약한 불에 한시간 가량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기양씨는 도끼질을 하며 땔감으로 쓸 장작을 만듭니다. 그런데 도끼가 문제인건지 나무가 문제인건지 나무는 시원하게 둘로 쪼개지지 않습니다. 그때 기양씨는 아내를 불러 장작을 패는 것을 부탁합니다. 평소 여자답지 못하다고 타박 하면서도 이럴때는 아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미씨는 도끼를 쥐고 시원하게 장작을 쪼갭니다. 어떻게 내리치는 족족 이리도 잘쪼개지는지 시어머니는 며느리 기운이 엄청나게 좋다며 자랑합니다.

그 사실이 민망스러운 정미씨는 "엄마는 내가 무식한 일 하면 좋아하고, 아들은 힘들일 하면 네가 가서 도와줘라 그러고 그러면 안된다"며 너스레를 떱니다.

방송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50분.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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