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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경 잠시만 안녕, “나를 그리워해 달라”
입력 2015-11-22 07:00 
단!결! 2년 뒤 무사 복귀하겠습니다! 사진(전주)=윤진만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윤진만 기자] 김남일..김상식..신형민..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성남FC전을 마치고 오는 12월 경찰 축구단 입대를 앞두고 논산 훈련소로 향하는 최보경(27)이 전북 서포터즈석 앞에서 마이크를 쥐었다. 미리 준비한 대본이 있는 것 마냥, 떨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포터즈는 단체로 ‘단.결!을 외쳤고, 최보경도 팔을 들어 경례 자세를 취했다. 훈훈한 작별 의식이었다.
경기 후 최보경에게 ‘아주 멋있는 작별 인사 잘 들었다고 덕담을 건넸다. 돌아온 대답. 사실 준비한 멘트가 따로 있었어요.” 듣고 싶다고 하자, 휴대전화를 꺼내 메신저에 미리 적어놓은 내용을 읽어 내렸다.

옛말에 ‘거자필반,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나면 헤어짐이 있고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이죠. 팬 여러분이 주신 은혜에 비해 아직 돌려드린 것이 많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은혜로 보답할 날을 기약하며 건강하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저를 조금 그리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K: 준비한 멘트보다 팬 앞에서 즉흥적으로 한 말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최: 팬 앞에 선 순간 본심이 나온 것 같다.(웃음) 나는 항상 그 사람들(* 김상식 코치, 김남일, 신형민 등)을 떠올렸다. (그들보다 내가)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팀을 떠나고, 다치면서 기회를 얻었고, 나는 그 기회를 나름대로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주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었다. 울산 시절 김호곤 전 감독님 아래서 처음으로 소화했다. 나를 완성형으로 만들어주신 분은 최강희 감독님이다. 팬들도 많이 도와준 덕에 힘이 난 것 같다.
MK: 2014년 전북으로 이적해 K리그 트로피를 두 번 들었고, 국가대표로도 첫 발탁했다. 인생이 달라졌다.
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군대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해 돌아왔을 때 환영받을 수 있게 잘해야 한다.
최보경은 올 시즌 전북현대에서 리그 26경기를 소화하며 팀 우승을 도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MK: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간의 전북 시절을 돌아본다면.
최: 처음 왔을 때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목표를 이뤘다.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 우승하는 것도 힘든데, 두 번이나 트로피 들었다는 게 대단히 영광스럽다. 전북에선 좋은 기억밖에 없다.
MK: 입소가 언제인가?
최: 크리스마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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