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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악재 넘은 우승…‘팀’ 한국은 문제 삼지 않았다
입력 2015-11-21 22:44  | 수정 2015-11-21 22:50
밝은 표정의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해 1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 역을 맡았던 유아인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이 그랬다. 2015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악재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악재는 그저 악재일 뿐이었다. 김인식호의 초대 우승을 향한 순항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양현종과 윤석민 등 태극마크를 달아야 할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이어 대회를 앞두고 원정도박 파문이 일어나면서 주축 투수들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마저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부상 선수들도 속출했다. 4번 타자 이대호가 오른 손바닥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했고,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상수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채 대회에 나섰다. 또 대회 도중 이용규가 급채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역대 최악의 조건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은커녕 조기 탈락까지 예상되기도 했다.
개최국 일본의 횡포도 심했다. 경기 일정이 자국인 일본에 유리하게 잡혔다. 한국은 들쭉날쭉한 경기 시간과 장거리 이동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또 한국 경기에 상대 팀 국적의 심판(4강 일본·결승 미국)이 배정되는 등 이해하기 힘든 경기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조별예선 순위를 결정할 마지막 미국전에서는 결정적 오심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 어떤 악재도 문제 삼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들 모두가 영웅들이었다. ‘팀 한국의 저력은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적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개막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0-5, 영봉패를 당하며 출발했다. 이어 조 3위로 8강 대진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강했다. 8강 토너먼트부터 엄청난 집중력으로 저력이 살아났다.

8강에서 쿠바를 7-2로 가볍게 제압한 한국은 4강에서 사실상 결승전인 일본을 만났다. 4강전 장소는 일본의 심장인 도쿄돔. 일방적인 일본 홈팬들의 응원을 뒤로 하고 역대 한·일전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었다. 0-3로 뒤진 9회초 대량 4득점을 뽑으며 4-3으로 기적의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린 완벽한 설욕전이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미국과 우승을 놓고 재대결을 벌였다. 오심에 울었던 한국은 미국마저 초토화시켰다. 선발 김광현의 5이닝 무실점 완벽투에 든든한 불펜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폭발적인 타선도 화려한 피날레로 초대 우승의 축포를 쐈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확실하게 테이블을 깔았고, 해결사 김현수가 2타점 2루타로 승리공식을 쓰기 시작했다. 이어 박병호가 도쿄돔 좌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30m의 대형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미국을 8-0, 영봉승으로 압도하며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노장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는 오직 실력으로 쿠바와 일본, 미국을 차례로 눌렀다. 한국은 강했다.
악재를 딛고 초대 우승을 이룬 한국 야구대표팀은 모두가 영웅들이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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