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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앞장선 ‘캡틴’ 정근우, 믿음직하고 든든했다
입력 2015-11-21 22:41 
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정근우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생애 처음으로 맡는 국가 대표팀 주장이었다. 어느덧 대표팀 야수 최고참 자리까지 오른 상황. 정근우(33‧한화)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자 큰 책임감이 느껴지는 자리였다. 삿포로에서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캡틴이 앞장서자 대만에서 대표팀 방망이의 혈이 뚫렸다. 도쿄 대첩에 이어 우승까지. 정근우는 믿음직하고 든든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미국와 결승전서 8-0으로 승리했다. 도쿄 대첩으로 짜릿한 느낌표를 선사한 대표팀은 미국에게도 설욕에 성공하면서 깔끔한 마침표까지 찍었다.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정근우를 빼놓을 수 없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첫 성인 대표팀이 된 정근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2008올림픽과 2010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그만큼 국제 경험이 풍부했던 정근우지만 대표팀 주장직은 생애 처음이었다.
어느덧 이대호와 함께 야수진 최고참 대열에 올랐기에 책임감은 더 컸다. 정근우는 대회 참가 전 이제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후배들을 이끌고 잘 해보고 싶다. 꼭 김인식 감독님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회 직전까지 순탄한 길을 걷지 못한 대표팀이다. 불법 도박 파문과 부상, 포스트시즌 공백, 실전 적응 등으로 대표팀 소집부터 훈련까지 어려움을 연이어 겪었다. 정근우 역시 대회 전 방망이의 실전 감각에 걱정을 내비쳤다. 그리고 삿포로돔에서 일본에 당한 완패로 그 걱정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정근우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하지만 정근우가 앞장서자 대표팀의 반전이 시작됐다. 정근우가 1번 타순으로 나온 도미니카 공화국전을 시작으로 한국은 베네수엘라전-멕시코전까지 예선 3연승을 달렸다. 정근우는 3연승을 달리는 동안 타율 4할6푼1리(13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토너먼트에서 정근우의 활약도 빛났다. 정근우는 쿠바와의 8강전에서 2타점 적시타로 7-2 승리에 힘을 보탰다. ‘도쿄 대첩을 만든 일본과의 4강전에서도 오오타니 쇼헤이의 노히트 행진을 깬 뒤 9회 극적인 역전승의 시발점인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후 이대호의 역전 적시타 때 동점 주자로 홈을 밟았다.
결승전에서도 정근우는 1회부터 중전 안타로 출루해 이용규의 적시타 때 선취 득점을 성공시켰다. 4회에도 내야 안타를 날린 뒤 김현수의 적시 2루타로 다시 쐐기 득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장으로 앞장서서 승리를 이끌었다.
정근우는 첫 주장직을 맡은 프리미어12 우승과 함께 개인 목표로는 최대한 많은 출루를 다짐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를 달성한 셈이다. 프리미어12 내내 믿음직하고 든든한 주장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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