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세계 3차대전을 막으려면 미국·유럽·일본이 뭉쳐야 한다?
입력 2015-11-20 11:45 

기원전 430년, 고대 그리스의 멸망을 야기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두려움에서 시작됐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말이다. 델로스 동맹을 기반으로 점차 세력을 키우고 있던 아테네와 이를 시기하며 두려워하던 스파르타 간의 팽팽한 대결 구도가 대규모 충돌을 불렀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의 통찰은 수천년 뒤 유럽 대륙에서 재현됐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독일의 경제적 힘이 급속도로 강해지자 그 전까지 압도적인 강대국이던 영국과의 알력이 생겨났다. 1차대전의 서막이었다. 당시 많은 유럽인들은 두 진영의 충돌을 ‘불가피한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저자 리처드 로즈크랜스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냉철한 시각에서 21세기 국제관계를 분석하는 한편,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오늘날 국제사회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즉 서양 세력이 서로 힘을 단단히 뭉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이에 대한 서양 국가들의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두 세력 간 충돌 가능성을 없애기 위함이다. ‘압도적인 세력 불균형을 형성해 어느 누구도 감히 도전할 수 없는 안정적이며 확고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저자는 한국을 대만, 싱가포르와 함께 ‘떠오르는 세력인 중국의 연장선상에 놓고 분석한다. 흥미로운 점은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을 은연 중에 힘을 합해야 할 서양의 일원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도 서양 세력 동맹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서양은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과 유럽, 일본만큼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교육체제와 기술력이 잘 갖춰진 지역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자신의 나라이자 흔히 초강대국으로 여겨지는 미국에 대해 ‘결코 혼자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더없이 냉철한 모습을 보이는 저자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나라들 역시 합병을 해야할 때가 왔다고 강조한다.
21세기 국가들 간의 역학관계를 분석, 도발적인 아젠다를 제안한 로즈크랜스의 이번 책은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가 201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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