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Moview] ‘아일랜드’, 독특한 이야기가 당신을 섬으로 초대합니다
입력 2015-11-18 10:08 
사진=조이앤픽쳐스 제공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어지럽혀진 퍼즐 조각이 단 한 순간에 모두 맞춰진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알프레드 히치콕 (Alfred Hitchcock)의 바람이 50년 만에 실현됐다. 1960년대, 알프레드 히치콕은 제임스 매튜 배리의 희곡 ‘메리로즈를 보고 영화로 제작하고 싶어 했지만, 유니버셜 픽쳐스는 상업적인 흥행성이 부족하다며 히치콕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50년이 지난 지금, 박진성 감독이 영화 ‘아일랜드-시간을 훔치는 섬(이하 ‘아일랜드)으로 실현했다.

‘아일랜드의 시작은 K(오지호 분)가 제주도에 입성하면서 시작된다. 겉모습만 봐도 실의에 빠진 것 같은 이 남자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한 폐가를 찾는다. 일 년 전 사고로 인해 아내와 딸을 잃은 그는, 유골함을 들고 자신의 고향이었던 제주도로 돌아온 것이었다. 폐가는 그에게 남은 마지막 재산으로, K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순간 K에게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폐가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대화가 보이는 것이다.



폐가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면 대개 ‘귀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곳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귀신도 혼령도 아니다.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띠고 있을 뿐이다.

K는 자살시도를 그만두고 집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때 그의 앞에 나타나 그를 쫓아다니는 묘한 아가씨(윤지원 분)의 등장은 이야기 전개에 활기를 불어넣는 느낌을 선사한다. 묘한 아가씨는 K에게 폐가에 대해 그곳에 사람들이 살고자 들어가면 며칠 버티지 못한다는 설명을 늘어놓는다. 뿐만 아니라 묘한 아가씨 역시 나름대로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점차 두 사람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사진=조이앤픽쳐스 제공


폐가에서 보여 지는 장면들의 퍼즐이 점차 맞춰지면서 K와 그 집에 대한 일말의 사건들이 하나하나 베일을 벗는다. 흐트러진 이야기들이 마침내 하나로 맞춰졌을 때, 모든 시간의 흐름이 완성된다.

‘아일랜드가 선보이는 연출 방식은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독특하다. 한 공간에서 다른 차원의 세계가 펼쳐지는 장면은 마치 연극 무대를 관람하는 느낌을 받는 것. 조명이 켜고 꺼지며 바뀌는 신(scene)들은 보통 영화에서 장면이 전환되는 것과는 무척이나 다르다. 50년 전 연극에 매료돼 영화화하려 계획했던 알프레드 히치콕이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면 조용히 미소 짓지 않았을까. 오는 26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