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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부동산디벨로퍼의 시각 "뜨거운 감자 구룡마을, 뉴스테이 개발이 해법"
입력 2015-11-17 17:17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날로 치솟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힘든 상황입니다. 정부가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을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지로 지정해 개발하면 전세난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업자)로 꼽히는 김언식 디에스디삼호 회장은 뉴스테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대량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도심 재개발 수준에 그칠 만큼 물량이 적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구룡마을에 뉴스테를 건설하는 개발안이 전세난을 완화하고 임대차시장을 안정시키는 묘책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인 셈이다. 김 회장은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뉴스테이로 전환하기 위해 대토지주와 구체적인 방법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단지 내에 쾌적한 공원을 만들고 SM·YG·JYP 등 엔터테인먼트업체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공연 등을 열어 단지 일대를 예술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고민중”이라며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구룡마을을 뉴스테이로 전환해 20평대 소형 아파트 7500여가구를 지어 공급하면 세입자가 내야 할 월세를 50만원선으로 떨어뜨릴 수 있어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허허벌판인 용지를 매입해 도로 등 각종 인프라시설 등을 구축하며 도시개발에 직접 나서는 디벨로퍼로 유명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하는 택지를 단순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다른 개발업체와 다른 사업 방식을 고집한다. 그가 지금까지 공급한 아파트만도 용인 수지 LG빌리지, 용인 구성 삼성래미안, 일산 자이, 부산 해운대 트럼프월드 마린 등 4만여 가구에 달한다. 디에스디삼호는 현재는 용인 동천2지구 ‘동천자이 등을 개발중이며 내년까지 사업지 7곳에서 1만50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오피스텔이나 상가 같이 분양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천차만별인 사업을 지양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최대한의 가치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자신만의 개발철학 때문이다. 김 회장은 상가를 지어 팔면 디벨로퍼가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입지에 지어지는 상가를 분양받아 눈물 흘리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며 일산 자이 단지 내 소나무가 죽으면 사비를 털어 새 소나무로 교체할 만큼 매 사업지마다 자식 키우는 심경으로 개발한다”고 말했다. 그가 동천 자이 조경을 미국 하버드대 ‘니얼 커크우드‘ 교수에게 맡긴 것도 분양받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 보답하겠다는 일념에서다.

김 회장은 역발상 전략가로도 이름이 높다. 부산 해운대 트럼프월드 마린 부지를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 매입했다. 당시 부산 내 최고층 아파트는 15층이었지만 그는 부산시 공무원들에게 홍콩 도심 사진까지 내밀며 한국에도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필요하다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부산 아파트 층수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5층 벽을 깨고 부산 해운대 트럼프월드 마린을 42층으로 올렸다.
김 회장은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일본 도쿄 주변 위성도시 중에 미분양이 넘치는 유령도시로 변한 곳이 적잖다”며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수평확산 대신 수직확산과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도시 개발을 벗어나 기존 도시 주거환경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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