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韓 도심 건설마진 3% 25개국 꼴찌
입력 2015-11-17 17:10  | 수정 2015-11-17 19:19
국내 도심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을 때 건설사가 가져가는 마진이 세계 주요 25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개발도상국 건설 이윤율은 한국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저유가로 활기를 잃은 기존 텃밭인 중동을 벗어나 이 같은 새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글로벌 건설관리기업 영국 터너앤드타운젠드 '2015 세계 건설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건설사업을 할 때 시공사가 가져가는 공사 마진은 3%로 함께 조사한 25개국, 30개 주요 도시 가운데 꼴찌였다. 도심 지역에 상가, 병원, 호텔, 아파트 등 주거와 상업·근린시설을 지을 때 드는 인건비와 자재비 같은 실제 비용을 조사해 추산한 결과다. 사업비가 100억원인 공사에 참여해도 준공 이후 정산한 뒤 가져가는 실제 이익은 3억원에 그친다는 말이다.
3%란 숫자는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아일랜드 더블린(각각 4%)과 비슷하고 미국 뉴욕(6%), 일본 도쿄(7%)와 비교하면 반 토막도 안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한국 건축 입찰시장이 '뜨뜻미지근(lukewarm)'하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이 서울과 함께 열기가 덜한 시장으로 분류됐다.
이정아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 차장은 "이윤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며 "입찰에 뛰어들 만한 건설사가 많은 만큼 이들이 가져갈 파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4000여 개에 달하는 IT기업이 밀집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옛 방갈로르)와 카타르 수도 도하는 15%에 달했다. 남미, 동남아, 중앙아시아에 있는 주요 개발도상국 마진율도 높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2.5%)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12%), 카자흐스탄 아티라우(10%)가 줄줄이 10%대를 기록했다. 대표 남미 도시인 칠레 산티아고(8%)와 브라질 상파울루(7%)가 뒤를 이었다.
국내 해외건설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블루오션'으로 이들 신흥국 건축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건설비 산정 기준이 되는 인건비와 자재비를 미국과 비교해보니 우리나라 인건비는 미국의 30%, 자재비는 콘크리트와 철근이 각각 60·70%로 특히 인건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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