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계사 숨은 한상균 위원장…경찰 “검거시 1계급 특진”
입력 2015-11-17 15:41 

지난 14일 서울 도심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16일 늦은 밤 종로구 조계사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해 120여명을 투입해 조계사 일대를 봉쇄했다.
17일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이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조계사로 피신해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한 위원장의 피신 첩보를 입수하고 기동대 1개 부대 80여명, 수사요원 40여명을 배치해 삼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조계사 통행 출입구마다 엄격한 차량 검문이 진행되고 있으며 사복경찰들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2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종로대로를 점거하고 청와대 방향 행진을 시도한 혐의로 올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한 상태다. 올해 5월 1일 노동절 집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도 발부돼 있다.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는 수 차례 모습을 드러내며 성명서를 읽고 대회사까지 했지만 번번이 경찰의 손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한 위원장은 현재 조계사 내 관음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측은 일단 한 위원장을 강제로 퇴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계종 관계자는 오전에 이 문제 관련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결론은 없었다”며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해외 출타 중이라 종단 차원의 입장 발표는 어렵다”며 입장이 곧바로 정리되진 않겠지만 당장 한 위원장을 내보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 경찰까지 수배 전단을 숙지하게 하고 남대문경찰서·서울청 광역수사대 인력으로 30명 규모 한 위원장 검거전담반도 구성했다. 검거시 ‘1계급 특진이라는 ‘당근도 내걸었다.
다만 종교시설의 특성을 고려해 조계사 경내에서 검거작전을 펼치지는 않을 계획이다. 종로서 관계자는 일단 (절에서) 나와야 검거가 가능하다”며 경내 체포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라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종로구 견지동 소재 조계사는 명동성당과 함께 민주화·노동 운동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다. 종교 시설이라 공권력 투입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사정 당국에 쫓기던 주요 인사들이 곧잘 은신처로 삼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린 2008년, 경찰 수배 중이던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조계사에서 농성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경찰은 민중총궐기 대회를 공동 주최한 53개 시민·노동단체 중 실체가 분명한 40여개 단체 대표에게 이번주 중 출석을 통보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어떤 단체가 당시 불법 집회를 주도했는지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 차량을 파손하고 갈고리가 달린 밧줄, 접이식 사다리, 횃불, 새총 등을 이용해 조직적인 폭력 행위에 나선 세력이 주 타겟이다.
[백상경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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