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짜 면세점 놓치고 집안싸움까지…위기의 신동빈, 돌파구는?
입력 2015-11-17 14:53 

경영권 분쟁 중에 연매출 5000억원의 ‘알짜면세점까지 놓친 롯데 신동빈 회장이 서둘러 내부 단속에 나섰다. 그룹 계열사 대표들에게 임직원들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쓰라는 당부를 한 한편, 그룹의 최우선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의 차질없는 추진을 주문했다.
하지만 소송 중인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열사 대표 7명에 대한 형사고소 카드를 꺼내든데다 면세점 탈락으로 호텔롯데의 상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직원들 다독이는 신 회장…월드타워점 직원 전원 고용 보장
1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서울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영업권을 잃은 것과 관련해 16일 내부 회의를 소집, 그 동안 국내 1위 면세점을 키운 임직원들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며 그룹이 (이번 일로) 활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타워 면세점 영업권 상실과 관련해 99%나 때문”이라고 책임을 모두 자신에게 돌린 신 회장은 (면세점 외) 다른 분야와 해외 사업 등에서 더 분발해 좋은 실적을 내고, 호텔롯데 상장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국민과 약속한 일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대책 방향도 제시했다. 특히 롯데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챙기라”고도 지시했다.

이같은 신 회장 지시에 계열사 대표들은 즉각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근무 중인 직원들을 전원 재고용하기로 했다. 또 월드타워점 운영 중단으로 협력업체가 납품한 상품이나 매장에 투입한 다른 비용에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는 롯데 소속 직원 150여명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1000여명, 상담 등을 담당하는 용역업체 파견직원 150명 등 모두 130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에서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어서 서둘러 계열사 대표들이 힘을 모았다”며 롯데 소속 직원들 뿐 아니라 월드타워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파견직원과 용역업체 직원들까지 모두 롯데그룹에서 고용보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호텔롯데 상장 차질 우려…경영권 소송 압박은 더 커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탈락으로 호텔롯데의 공모가 하락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면세점의 사업권을 갖고 있다.
특허권 재승인에 실패한 월드타워점 매출은 소공점 매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간 매출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하면서 호텔롯데는 면세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월드타워점 면세권을 뺏긴 것은 호텔롯데 상장에 부정적”이라며 당장 기업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크게 달라지고 이 때문에 실사를 다시 거쳐야 하며, 기업가치 하락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거쳐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상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지배구조의 안정성은 거래소 상장 심사의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5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만93세 생일을 맞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진 세 부자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신 회장 압박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1주일의 기한을 주면서 자신과 신동주 회장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고 신 회장은 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 편에 선 인물들로 알려진 계열사 대표 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그룹 경영 상황을 보고하라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이들 대표가 단체로 거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저질렀다는 게 고소를 한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 중에 나온 형사고소로 실질적인 처벌에 목적이 있기 보다는 신 회장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측면이 커 보인다”며 하지만 집안 싸움으로 그룹 자체에 대한 여론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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