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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꾸준해서 더 빛나는 ‘뜨거운 형제들’
입력 2015-11-17 06:12 
(왼쪽부터 김현수 정근우 황재균 김재호) 프리미어12 4강 진출에는 이들 처럼 꾸준한 활약을 펼친 타자들의 힘이 컸다. 사진=MK스포츠 DB, 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흔히들 단기전은 투수들에 비해 타격은 믿지 못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국내타자들에게는 예외다. 국가대표라는 부담감을 안고도 기본 이상의 활약을 꾸준하게 묵묵히 해주고 있다.
한국은 16일 대만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쿠바와의 8강전에서 7-2 대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준결승에서 개최국 일본과 맞붙을 예정이다.
중요한 일전, 13안타를 때리며 대표팀 타격이 살아났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전 23득점을 얻으며 활활 타올랐던 타격은 멕시코전 8안타, 미국전 6안타로 점점 식어갔다. 이에 이길 수 있던 찬스를 살리지 못한 채 아쉬운 B조 3위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까지 겹쳐 타격 컨디션이 우려됐던 순간. 그러나 대표팀에는 이미 흐름에 상관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뜨거운 형제들이 버티고 있었다.
중심타선, 특히 김현수(27·두산)의 위력은 결정적이었다. 매 경기 안타를 치고 있는 뜨거운 사나이 김현수는 이번 대회 5경기 동안 무려 8안타를 때리며 9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단숨에 이승엽을 잇는 국제용 선수로 거듭났다. 실력을 입증한 김현수는 이번 시즌 자유계약선수(FA). 한국을 넘어 미국 스카우트들 앞에서도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대표팀 캡틴 정근우(33·한화)도 뜨거웠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침묵을 지켜 고개를 떨궜던 정근우는 이후 경기에서 다른 사람이 됐다. 2번에서 1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7안타 7타점의 놀라운 성적 수직상승을 일궜다. 정근우가 초반 선두타자로 치고 출루하니 나머지 후속타자들이 덩달아 힘을 냈다. 대표팀은 정근우가 안타를 치지 못했던 2경기(일본전, 미국전)만 패했다.
황재균(28·롯데)도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자신의 국제무대 진가를 여실히 발휘했다. 개막전 허경민에게 국가대표 3루수 주전자리를 넘겨주며 자존심이 상처를 입은 황재균. 베네수엘라전서 다시 기회를 잡자 활활 타올랐다.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맹타를 치며 3루 주인에 대해 무력시위를 했다. 이어 나머지 2경기와 8강전에서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며 국가대표 붙박이 3루수임을 입증했다.
소리 없이 내야를 지켰던 김재호(30·두산)도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위타순과 상위타순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조별예선에서 10타수 5안타 알짜배기 활약을 펼쳤던 김재호. 8강에서도 공격과 수비, 그리고 번트 작전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살림꾼 역할을 120% 성공했다. 소속팀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던 김재호에게 이번 대회는 차세대 국가대표 유격수로서 성장하는 기회의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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