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B조예선 미국전)
이러라고 만든 대회가 아닐 텐데…….
한국의 ‘프리미어12 예선 최종전에선 2루심의 오심이 결승점에 관여하고 말았다. 땀을 쥐던 연장 승부의 허탈한 마무리. 야구의 국제 스포츠 위상을 높이고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위해 창설한 야심만만한 대회가 도리어 경기의 가치에 흠집을 내는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대만 현지의 이종열 최원호 해설위원(SBS)과 15일의 미국전을 곱씹어봤다. 한국이 첫 승부치기에서 패하면서 B조 3위가 확정된 경기다. 4시간8분의 겨루기를 동점으로 버텼으나 오심 한차례에 다리가 풀려 결승점을 내줬다.
▲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어이없는 오심이 나왔다.
최위원=2루수 정근우의 글러브를 밟은 주자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심판이 바로 눈앞에서 보면서 세이프 콜을 해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실 여기저기 몸이 좋지 않고 힘이 부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도 대표팀의 명예를 걸고 모두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렇게 심판이 지배하는 경기가 나오면 너무 허탈하다.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투수 우규민의 뛰어난 번트 수비 직후였다. 원바운드 처리로 주자 두 명을 잡아내는 전략은 안다고 실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번개 같은 판단력과 센스로 병살을 성공시킨 우규민의 플레이가 오심에 묻히고 결승 실점의 결과를 얻다니…….
이위원=국제대회에서 심판과 판정은 그저 적응해야할 ‘환경과 같은 외생변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스트라이크존을 비롯해 이런저런 판정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번 판정은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오심이 자꾸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면 야구가 국제적인 스포츠로 성장하는 데 저해가 된다. 주먹구구식 졸속 운영도 그렇고 이번 대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 초반 구위가 좋아보였던 김광현이 다시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최위원=잘 던지다가도 주자가 나가면 투구에 너무 힘이 들어가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국대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이 이번 대회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일본전에서도 초반 구위가 좋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계속 부담감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타선은 미국 선발 스프루일에게 6회까지 눌렸다.
최위원=150km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의 제구가 두루 좋았다. 상대 투수는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인 반면, 우리 타자들은 이번 대회 들어와서 150km에 육박하는 속구는 거의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페이스다.
이위원=결국 140km대 초중반의 속구까지는 쳐내고, 150km대 속구 피처가 나오면 대처가 안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타자들이 좋은 페이스로 뛰지 못하고 있는 대회임은 사실이다. 강속구 투수에 대응할 때 전략을 좀 단순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빠른 공을 선택하든지, 변화구를 노리든지. 이것저것 다 대응하기는 어렵다.
▲ 8회 대타로 나왔던 박병호의 좌익수 플라이 타구가 아쉬웠다.
이위원=티앤무 구장에는 외야에 관중석이 없는데 직접 외야에 나가 보니 바람의 영향이 상당해 보였다. 박병호가 때려냈을 때 당연히 펜스를 넘길 타구라고 봤는데 맞바람을 맞은 타구가 정상적인 궤도를 그리지 못하고 뚝 떨어지면서 외야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멕시코전 홈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박병호가 자기 타격을 해주고 있는 것은 남은 본선 토너먼트에서 희망적이다.
▲ 초반 이용규의 두차례 주루사가 나왔다.
최위원=과하게 들뜬 모습으로 일을 그르치는 장면이 신인이 아닌 ‘국대 베테랑 이용규에게 나와서 더 아쉬웠다. 의지가 넘치는 것은 대견하지만, 사실 김광현과 이용규 정도의 관록이라면 의욕과 열의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위원=결국 한국의 득점루트는 정근우-이용규가 뚫고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가 해결해야 한다. 정근우가 전혀 출루하지 못하고, 이용규가 누상에서 아웃되면서 한국이 답답한 공격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이위원=승부치기에서 한국 벤치는 3~5번의 클린업타선 대신 2번 이용규를 시작점으로 선택했다. 이 작전이 전자보다 나은 선택이 되려면, 이용규의 번트가 성공해서 최소 1사 2,3루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역시 빠른 공을 가진 투수에 맞서 번트를 대는 일은 어렵다. 이날 경기 초반 두차례나 번트 안타를 성공한 이용규였지만 결정적으로 번트가 필요했던 승부치기에서는 번트를 대지 못했다. 이 번트가 실패하면서 암울해졌다.
▲ 조 3위로 떨어지면서 8강전, 4강전에서 쿠바→일본을 상대하게 됐다.
최위원=대진의 유불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 투타가 제 기량만 발휘하면, 이번 대회 출전한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 상대보다 우리의 경기를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위원=일본을 결승서 만나느냐, 4강서 만나느냐 따지기 전에 쿠바를 8강서 이기는 데 집중해야겠다. 고척돔 슈퍼시리즈 당시의 쿠바는 정상전력이었다고 보기 힘들다. 시차에 적응하고 게임감각을 끌어올린 상대는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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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라고 만든 대회가 아닐 텐데…….
한국의 ‘프리미어12 예선 최종전에선 2루심의 오심이 결승점에 관여하고 말았다. 땀을 쥐던 연장 승부의 허탈한 마무리. 야구의 국제 스포츠 위상을 높이고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위해 창설한 야심만만한 대회가 도리어 경기의 가치에 흠집을 내는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대만 현지의 이종열 최원호 해설위원(SBS)과 15일의 미국전을 곱씹어봤다. 한국이 첫 승부치기에서 패하면서 B조 3위가 확정된 경기다. 4시간8분의 겨루기를 동점으로 버텼으나 오심 한차례에 다리가 풀려 결승점을 내줬다.
▲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어이없는 오심이 나왔다.
최위원=2루수 정근우의 글러브를 밟은 주자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심판이 바로 눈앞에서 보면서 세이프 콜을 해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실 여기저기 몸이 좋지 않고 힘이 부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도 대표팀의 명예를 걸고 모두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렇게 심판이 지배하는 경기가 나오면 너무 허탈하다.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투수 우규민의 뛰어난 번트 수비 직후였다. 원바운드 처리로 주자 두 명을 잡아내는 전략은 안다고 실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번개 같은 판단력과 센스로 병살을 성공시킨 우규민의 플레이가 오심에 묻히고 결승 실점의 결과를 얻다니…….
이위원=국제대회에서 심판과 판정은 그저 적응해야할 ‘환경과 같은 외생변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스트라이크존을 비롯해 이런저런 판정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번 판정은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오심이 자꾸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면 야구가 국제적인 스포츠로 성장하는 데 저해가 된다. 주먹구구식 졸속 운영도 그렇고 이번 대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 초반 구위가 좋아보였던 김광현이 다시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최위원=잘 던지다가도 주자가 나가면 투구에 너무 힘이 들어가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국대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이 이번 대회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일본전에서도 초반 구위가 좋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계속 부담감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타선은 미국 선발 스프루일에게 6회까지 눌렸다.
최위원=150km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의 제구가 두루 좋았다. 상대 투수는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인 반면, 우리 타자들은 이번 대회 들어와서 150km에 육박하는 속구는 거의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페이스다.
이위원=결국 140km대 초중반의 속구까지는 쳐내고, 150km대 속구 피처가 나오면 대처가 안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타자들이 좋은 페이스로 뛰지 못하고 있는 대회임은 사실이다. 강속구 투수에 대응할 때 전략을 좀 단순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빠른 공을 선택하든지, 변화구를 노리든지. 이것저것 다 대응하기는 어렵다.
▲ 8회 대타로 나왔던 박병호의 좌익수 플라이 타구가 아쉬웠다.
이위원=티앤무 구장에는 외야에 관중석이 없는데 직접 외야에 나가 보니 바람의 영향이 상당해 보였다. 박병호가 때려냈을 때 당연히 펜스를 넘길 타구라고 봤는데 맞바람을 맞은 타구가 정상적인 궤도를 그리지 못하고 뚝 떨어지면서 외야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멕시코전 홈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박병호가 자기 타격을 해주고 있는 것은 남은 본선 토너먼트에서 희망적이다.
▲ 초반 이용규의 두차례 주루사가 나왔다.
최위원=과하게 들뜬 모습으로 일을 그르치는 장면이 신인이 아닌 ‘국대 베테랑 이용규에게 나와서 더 아쉬웠다. 의지가 넘치는 것은 대견하지만, 사실 김광현과 이용규 정도의 관록이라면 의욕과 열의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위원=결국 한국의 득점루트는 정근우-이용규가 뚫고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가 해결해야 한다. 정근우가 전혀 출루하지 못하고, 이용규가 누상에서 아웃되면서 한국이 답답한 공격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쿠바와의 8강전에서 한국은 다시 이 가을 최고의 투수 장원준의 ‘효자투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대만)=천정환 기자
▲ 승부치기 무사 1,2루에서 결국 한점도 뽑지 못했다.이위원=승부치기에서 한국 벤치는 3~5번의 클린업타선 대신 2번 이용규를 시작점으로 선택했다. 이 작전이 전자보다 나은 선택이 되려면, 이용규의 번트가 성공해서 최소 1사 2,3루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역시 빠른 공을 가진 투수에 맞서 번트를 대는 일은 어렵다. 이날 경기 초반 두차례나 번트 안타를 성공한 이용규였지만 결정적으로 번트가 필요했던 승부치기에서는 번트를 대지 못했다. 이 번트가 실패하면서 암울해졌다.
▲ 조 3위로 떨어지면서 8강전, 4강전에서 쿠바→일본을 상대하게 됐다.
최위원=대진의 유불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 투타가 제 기량만 발휘하면, 이번 대회 출전한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 상대보다 우리의 경기를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위원=일본을 결승서 만나느냐, 4강서 만나느냐 따지기 전에 쿠바를 8강서 이기는 데 집중해야겠다. 고척돔 슈퍼시리즈 당시의 쿠바는 정상전력이었다고 보기 힘들다. 시차에 적응하고 게임감각을 끌어올린 상대는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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