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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 취소하겠다" 여행사 문의전화 빗발
입력 2015-11-15 16:59 

11·13 파리 테러로 한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말동안 긴급회의를 가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관련 부처는 파리 테러가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여행 업계는 파리관광 취소 요구가 빗발치면서 이번 테러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부처들은 파리 테러로 인해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유럽 교역 감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에 영향을 미칠 지를 점검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아시아 등 신흥국에 집중됐던 테러가 프랑스라는 주요 선진국으로 타겟이 변경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둔화된 유럽이 이번 테러로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어 전세계 교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주말동안 긴급 회의를 가진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월요일에 주식과 환율 등 국내외 시장 상황을 보고, 유럽 각국 대응 방식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가 우리 실물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성장이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상황이었는데 유럽 테러사태가 터지면서 유럽에 수출하는 중국,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이 줄줄이 영향을 받게 됐다”라며 다만 보통 테러는 경제에 일시적 악영향을 주는데 그치는데,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어떻게 진전되는지에 따라 전세계 경기위축 정도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수출물량 가운데 4분의 1인 25%가 중국에 대한 수출이고, 12%가 유럽 수출인데 이들 수출량이 당장 테러 영향권에 들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리 테러가 국내 금융 시장 및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 시차가 걸리는 반면 국내 여행업계는 당장 고통을 받고 있다. 프랑스가 유럽 여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황금 루트이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정부가 에펠탑·파리 디즈니랜드·루브르 박물관·오르세 미술관 등 파리시내 유명 관광 명소들을 안전 문제로 전격 폐쇄한데다, 한국 정부는 프랑스 여행 경보를 1단계 ‘여행유의에서 2단계 ‘여행 자제로 한등급 격상했다.
여행사들에는 테러직후부터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여행박사는 주말에 계획했던 홈쇼핑 서유럽 상품 방송을 아예 취소하고 여행객 응대에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지 비상 분위기가 길어진다면 유럽 여행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국내 항공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주말 사이 파리행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출발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운항 횟수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앞서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이미 13일(현지시각)부터 미국 주요 도시와 파리를 잇는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여행 취소 수수료는 여행업계 현안으로 떠올랐다. 여행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패키지 상품의 경우 수수료 규정은 △출발 30일 전까지 통보시 계약금 전액 환불 △출발 20일전 총상품 가격의 10% 배상 △10일전 15% 배상 △8일전 20% 배상 △하루전 30% 배상 △당일 총상품가격의 50% 배상이 일반적이다.
테러의 경우 돌발 악재이기는 하지만 규정에 따라 여행객들이 취소 수수료를 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유럽 여행의 경우 객단가가 최소 200만원대 이상인 경우가 많아 자칫 ‘취소 수수료 대란으로 번질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표준약관에는 ‘천재지변, 전란,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 등의 파업·휴업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책임소재가 분명치 않은게 문제”라며 결국 분쟁 조정을 거쳐서 합의를 유도하게 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작년 방콕 시위 당시에는 하나투어 등 일부 대형사들은 자유여행객에 한해 전액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준 적은 있지만 나머지 중소 여행사들은 취소 수수료를 부과해 논란이 있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 이승윤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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