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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이것이 ‘한국 야구’…불운도 극복한 저력
입력 2015-11-11 23:11 
11일 대만 타오위안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B조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10-1로 승리했다. 한국 선수들이 승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위기는 곧 기회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불운을 극복하며 한국 야구의 저력을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한국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조별리그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폭발시키며 10-1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한국은 1패 뒤 1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특히 타선의 침체가 걱정이었다.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은 이대호는 오른 손바닥 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타자들 대부분이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도미니카와의 2차전을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톱타자로 나설 예정이던 이용규가 경기 직전 급체로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 결국 공개했던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용규 대신 선발에서 빠졌던 손아섭이 6번 타순에 다시 이름을 올렸고, 정근우와 민병헌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렸다. 그런데 민병헌이 1회초 첫 타석에서 도미니카 선발 루이스 페레스의 초구에 왼쪽 발등을 맞아 교체됐다. 마땅한 외야수가 없던 한국은 복통을 호소했던 이용규를 다시 대주자로 넣을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뒤틀어진 2차전 시나리오. 그러나 한국 야구는 강했다. 6회까지 0-1로 끌려가며 답을 보이지 못했던 타선이 7회초 4번 타자 이대호의 결승 역전 투런 홈런 한 방으로 불이 붙었다.
한국의 뒷심은 무섭도록 강했다. 2-1로 앞선 8회초 1사 후 연속 6안타를 터뜨리며 대량 5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7-1로 달아난 한국은 멈추지 않았다. 흔들린 도미니카 마운드를 잔인하게 파고들었다. 9회초에도 3안타를 터뜨리며 추가 3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시작은 봇물을 터뜨린 이대호의 한 방이었고, 그 전에 볼넷을 얻어나간 이용규의 투혼이 있었다. 또 9회 마무리 역시 김인식 감독이 가장 바랐던 이용규-정근우 테이블세터가 책임졌다.
정근우는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이용규도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손아섭도 귀중한 안타를 신고했고, 김현수도 쐐기를 박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선발 투수 장원준이 7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눈부신 호투를 펼친 한국은 필승조 정대현과 이현승이 각각 1이닝 퍼펙트 투구로 컨디션을 조절하며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승리를 거뒀다. 한국 야구의 저력을 재확인시킨 화끈한 대역전극이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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