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초·강남 `분양가 4천만원` 시대
입력 2015-11-11 17:51  | 수정 2015-11-12 00:09
서울 서초·강남구 일대에 새 아파트 '분양가 4000만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분양에 나설 예정인 서초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옛 서초한양) 분양가가 3.3㎡당 4240만원 선으로 잠정 결정됐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인 2160만원의 두 배에 달한다.
반포아크로리버파크 등 반포 지역 새 아파트들이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연 가운데 인근 서초·강남구 일대 재건축 사업장들도 이에 질세라 앞다퉈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말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옛 삼호가든4차)은 평균 분양가 4094만원에도 청약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만원대가 깨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9월 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을 벌이기가 쉬워진 상황에서 올해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폐지 직전까지만 해도 강남·서초 일대 재건축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3152만원이었지만 지난달 말에 벌써 3931만원으로 25% 가까이 급등했다. 분양가 고공 행진이 거듭되면서 11월 이후에는 대부분 4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 강남권에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긴 것은 2013년 12월과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분양한 '반포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한신1차 재건축·4046만원)와 지난달 말 분양한 반포 센트럴푸르지오밖에 없었다. 반포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2007년 이전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쳐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한편 서초·강남 지역 분양가가 4000만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시장에서는 '제2의 강남 버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유층이 '투자의 안전성'을 우선으로 두기 시작해 강남에 대한 열망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추가 시세 상승 여력이 얼마나 될지 의문인 데다 전세금이 너무 높아 단기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강남 재건축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아크로리버뷰'(옛 신반포한신5차) 등 재건축 사업장을 비롯한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몸값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달 이후 분양에 나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자이'(옛 반포한양)와 '아크로리버뷰', 강남구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옛 상아3차) 등도 재건축조합과 건설사 측에서 분양가를 최소 400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서초구에선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신반포 자이'의 경우 바로 인근에서 지난달 분양한 '반포 푸르지오써밋'(4040만원)보다 높게 정해질 전망이다.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 가격이 3.3㎡당 4100만~4200만원 선에서 얘기되다가 현재 4200만~4300만원 선까지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 역시 오름세다. 11일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형은 2분기까지만 해도 14억원 초·중반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 8월 최고 16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5억원 선을 오가고 있다.
 수요자 처지에서는 '제2의 강남 버블'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분양권에 2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는 소리가 돌지만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망설이면서 실제 거래는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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