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달 8천억 내다판 기관, 그나마 금융株는 담았다
입력 2015-11-11 17:37  | 수정 2015-11-12 11:13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8000억원 넘게 주식을 내다 팔고 있으면서도 금융주들은 순매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시권 안으로 성큼 다가온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인 위험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보유 주식을 801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39억원어치 내다팔았고 개인은 1524억원어치 사들였다.
국내 기관들이 '외국인 엑소더스'가 본격화되기 전에 먼저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관투자가들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알려진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매일 1000억원 넘게 팔았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리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발 빠르게 위험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해 운용 성과를 11월 말에 확정짓는다"며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11월 말에 성과를 확정짓고 싶어하기 때문에 목표수익에 도달한 부문에서부터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2000대 중반에 도달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펀드 환매도 투신 등 기관투자가가 코스피 종목을 매도하고 있는 원인이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는 것을 그동안 지켜봤던 개인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유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에 '1900선 매수, 2000선 매도'의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투신은 9642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달 19일 이후부터는 1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승민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빼내는 것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 중 일부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투자가들은 금리 인상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업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국내 기관은 삼성화재(259억원) 삼성생명(210억원) 미래에셋증권(143억원) KB손해보험(113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6146억원어치의 코스피 보유 주식을 내다 판 것과 상반된다.
이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에서 자금을 빼면서도 보험과 은행주는 수혜 업종으로 보고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보험은 금리가 인상되면 자산운용 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익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종 중에서도 손해보험이 가장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실손보험 갱신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손보사들의 순익이 내년에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배당성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배당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가 차보험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시장 지배력에 우위가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환진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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