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기관 주가 하락에 베팅?
입력 2015-11-11 17:35  | 수정 2015-11-11 20:14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증시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가지수가 떨어질 때 오히려 수익이 나는 인버스ETF(상장지수펀드)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향후 지수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반 순매수한 상위 종목에 KODEX인버스ETF가 포함됐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10일 KODEX인버스를 257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LG전자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금액을 KODEX인버스 매수에 쏟아부었다. 11일에도 기관투자가는 9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KODEX인버스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품으로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ETF다. 투자자 매수세가 인버스ETF에 쏠렸다는 것은 향후 지수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염려로 인해 2000선이 무너지고 1996.59까지 주저앉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버스ETF에 매수세가 몰린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면서 "코스피가 2050선까지 가면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코스피 하단이 1850~19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약세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 내내 이어져 온 해묵은 이슈라고는 하지만 시장 하락에 대비해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버스ETF를 매수함으로 인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춰 리스크를 헤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주가 하락 리스크가 커진 만큼 매도 대신 헤지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버스ETF는 단기 투자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대부분 예견됐기 때문에 인상 폭 등이 결정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단기적으로 활용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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