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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걸크러쉬’①] ‘쎈 언니’들의 반란, ‘걸크러쉬’
입력 2015-11-11 13:52 
사진제공=CJ E&M
[MBN스타 유지혜 기자] 방송가에 ‘쎈 언니들의 바람이 불었다. 바로 ‘걸크러쉬 열풍이다.

‘걸크러쉬라는 단어는 이제 온라인상이나 브라운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중반부터였으니 1년이 겨우 넘은 셈인데, 지금은 하나의 ‘유행어처럼 번지기 시작해 많은 스타들이 ‘걸크러쉬라는 명찰을 달고 있다.

‘여심(女心)을 저격하는 여자 스타를 일컫는 ‘걸크러쉬는 낱말을 뜯어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소녀를 뜻하는 ‘걸(Girl)과 ‘강렬한 사랑, 홀딱 반한 상태 혹은 ‘어떤 것을 보고 받는 충격을 뜻하는 ‘크러쉬(Crush)를 결합해 탄생된 단어로, 이와 비슷한 용어로는 닮고 싶은 사람을 뜻하는 ‘워너비와 같다. 하지만 ‘워너비가 생활 방식 등을 닮고 싶은 의미로 사용된다면 ‘걸크러쉬는 ‘팬심과 가까워 사용법이 조금 다르다.



외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사용되던 ‘걸크러쉬라는 단어를 우리나라 온라인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Mnet ‘언프리티랩스타다. 올해 초 화제를 모았던 ‘언프리티랩스타의 치타, 제시, 키썸 등의 여성 래퍼들은 ‘걸크러쉬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장본이었다.

당시 여성 래퍼들은 이기고 싶은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고, 치열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솔직함으로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다. Mnet 한동철 국장은 이를 두고 예전에는 하고 싶은 걸 못해도 ‘괜찮아요하는 것들이 바람직했는데, 요즘은 갖고 싶은 걸 가져야 하고,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런 현실을 ‘언프리티랩스타 래퍼들이 솔직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인기 비결을 꼽기도 했다.

‘언프리티랩스타에 출연한 래퍼들은 그야말로 ‘센 언니들의 표본이었고, 전례 없이 새로운 여성상이었던 이들의 모습을 표현할 단어로 ‘걸크러쉬만큼 적합한 것은 없었다. 이기고 싶은 욕망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쟁취해가는 래퍼들의 모습에 오히려 많은 여성들이 지지를 보냈고, 여성 팬덤의 비율이 확연하게 늘었다. 이 때부터 ‘걸크러쉬라는 단어가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여성 스타들을 두고 ‘걸크러쉬라는 단어가 언론에서도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단 여성들이 대리만족할 만큼 솔직함과 강한 이미지를 가진 투애니원의 씨은 파격적인 의상, 화장법, 발언 등으로 대표적인 ‘걸크러쉬 스타가 됐다. 씨엘은 ‘남성을 위한 섹시함이 아닌 ‘여성의 강함을 표현한 카리스마를 덧입힌 섹시 콘셉트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팬의 비율도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진=MBN스타 DB / 현아 SNS


‘쎈 언니 콘셉트로 앨범을 발매한 포미닛, 그 중에서도 극렬한 섹시함으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마저도 빠져들게 하는 현아는 씨엘과 또 다른 타입의 ‘걸크러쉬 스타다. 그는 ‘적당함을 넘어서 깜짝 놀랄 정도의 섹시함을 콘셉트화했다. ‘섹시하고 싶은 여성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는 이미지일 뿐 아니라, 혹자는 눈살을 찌푸릴지언정 ‘그게 뭐 어때서?라는 듯한 그의 태도는 ‘내 식대로 살래라고 외치는 여성 래퍼들의 표현 방식과 일치한다. 결국 남이 강요하는 여성상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대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스타들에 많은 여성들은 존경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남성성을 표현해 여성들의 ‘팬심을 자극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에프엑스의 엠버와 마마무의 문별이 있다. 엠버는 남자 같은 외모와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털털하고 순수한 캐릭터로 많은 여성 팬들에게 귀여움과 사랑을 받고 있다. 마마무 문별은 ‘음오아예 뮤직비디오에서 남장을 했는데, 이 외모가 엑소 시우민 혹은 비투비 민혁과 닮은꼴로 유명해져 많은 여성팬들을 유입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걸크러쉬는 하나의 홍보 포인트가 될 만큼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여성 스타들도 이런 세태에 발맞춰 여심을 저격하기 위한 이벤트나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고, 전에는 여성 스타를 좋아하는 것을 쉽게 설명하지 못했던 여성 팬들도 ‘걸크러쉬라는 단어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걸크러쉬 열풍은 연예계에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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