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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린 수수께끼…미네소타는 박병호를 늘 주시했다
입력 2015-11-10 02:09  | 수정 2015-11-10 03:25
미네소타 트윈스는 박병호를 관찰하러 목동구장을 종종 방문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은 횟수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수수께끼는 풀렸다. 지난 7일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 포스팅 금액 물음표가 1285만달러라는 느낌표로 밝혀졌으며, 3일 뒤 그 승자가 공개됐다. 박병호를 품에 안은 건 미네소타 트윈스였다.
‘MLB닷컴은 12개 이상의 구단이 박병호 포스팅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박병호 영입 경쟁은 기대 이상으로 치열했다. 미국 언론을 통해 밝혀진 포스팅 응찰 구단만 해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애미 말린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었다.
미국 언론에서 실시간으로 앞다퉈 박병호 포스팅 탈락 여부가 전할 정도로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1285만달러는 역대 아시아 출신 야수 포스팅 금액 2위로 거액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시아 출신 야수에게 대담한 투자를 한 것에 놀랄 수 있으나 그만큼 이 매력적인 야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지갑을 활짝 열어야 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박병호 포스팅 이전부터 거론됐던 구단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출을 아꼈다기보다 미네소타의 과감한 결단이 판을 바꾼 셈이다. 박병호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달러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현실적으로 1000만달러 안팎이 유력하다는 인식이었다. 그 가운데 미네소타는 1285만달러를 제시했다.
의외의 팀의 파격적인 투자다. 미네소타는 빅마켓이 아니다. 2010년 중부지구 우승 시절 전후만 해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다른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팀과 연봉 총액이 엇비슷했다. 그러나 이후 떨어지는 연봉 총액 순위만큼 성적도 하락했다. 올해 연봉 총액 순위는 19위.
그래도 완전 ‘짠돌이는 아닌 이 구단은 쓸 때는 쓸 용의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박병호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빅마켓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넥센 히어로즈에 따르면, 미네소타는 은근히 박병호를 관찰하러 목동구장을 찾았다. 상위 5개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피츠버그, 텍사스 레인저스, 클리블랜드였다. 미네소타의 방문 횟수는 이들보다 배 이상 적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만 놓고 봤을 때 출석률은 상위권이었다. 박병호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방증이다. 박병호 포스팅 관련 전혀 ‘뜬금없는 팀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투자 가치 판단은 출석 횟수와 별개다. 볼 만큼 다 봤다. 충분히 꼼꼼하게 따져보며 ‘영입으로 마음을 굳혔다.
미네소타는 박병호 포지션에 ‘간판스타 조 마우어, ‘유망주 미겔 사노 등이 뛰고 있다. 그러나 타격의 팀과 아주 거리가 있다. 올해 타율 2할4푼7리, OPS 7할4리로 각각 아메리칸리그 14위 및 13위였다. 공격력이 형편없었다는 것.
미네소타는 83승 79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를 차지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3경기 차로 뒤졌다.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선 캔자스시티에게 모두 내줬는데, 득점은 모두 1점이었다.
득점(696) 8위, 안타(1349) 14위, 홈런(156) 10위 등으로 공격력만 보강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터다. 그리고 그 퍼즐 중 하나가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박병호였다. 그리고 1285만달러의 승부수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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