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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자회견 이천수“실력보단 운이 좋은 선수였다”
입력 2015-11-08 17:33 
이천수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인천축구전용경기장)=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강대호 기자] 누구보다 파란만장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이천수(34·인천 유나이티드)는 누구보다 겸손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8일 2015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그룹 B 인천-부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렸다. 0-0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후 1층 인터뷰실에서 ‘이천수 은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천수는 나는 실력보단 운이 좋은 선수였다. 이러한 행운에 항상 고마워한다. 축구선수로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님을 언제부턴가 깨달았다”면서 그런 점에서 나는 정말 운이 좋았고 ‘밀레니엄이라는 한때 별칭처럼 시대를 잘 타고났다.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각각 2번씩이나 참가했고 A매치 출전횟수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2차례 총 5년에 걸쳐 111경기 41골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울산 현대, 고향이자 마지막 팀이 된 인천에 대한 감사표명도 잊지 않았다. 이천수는 아직도 나를 ‘전설이라고 잊지 않고 예우해주는 울산 현대 팬들은 여전히 감격스러운 존재”라면서 고향 인천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 끝까지 응원해준 인천 시민과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K리그 클래식은 2015시즌을 끝으로 이천수뿐 아니라 차두리(35·FC 서울)라는 또 한 명의 2002 한일월드컵 4강 스타를 잃게 됐다. 고려대학교 시절 동고동락한 절친한 사이이자 좋은 선배”라고 돌이킨 이천수는 이런 선배와 같은 시기에 떠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준비 과정에서 인천은 재정 등의 문제로 정말 어려웠다”고 상기한 이천수는 챌린지(2부리그)로의 강등이 당연시됐음에도 FA컵 준우승과 K리그 클래식 잔류하는 성과를 냈다”고 강조하면서 부상으로 FA컵 결승에 뛰지 못한 것이 미안하면서도 이제 내가 없어도 후배들이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를 결심한 계기를 설명했다. 인천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들의 간절함과 끈끈함을 알게 됐다”고 후배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은퇴라 이런저런 소문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은퇴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 6개월 동안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한 이천수는 다들 알다시피 선수생활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해왔다”면서 막상 이렇게 은퇴하니 시원섭섭하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선수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토고와의 2006 독일월드컵 G조 1차전(2-1승) 프리킥 선제골을 꼽았다. 직접프리킥을 좋아한다. 부단한 연습으로 얻은 역량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덧붙여졌다.
이천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와 CD 누만시아, 네덜란드 1부리그의 페예노르트에서 뛰었으나 총 51경기를 소화했음에도 득점이 없다. 소시에다드 데뷔전에서 슛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에 동료 공격수 다르코 코바체비치(42·세르비아)가 발을 갖다 대 득점한 것은 아직도 회자하는 아쉬운 장면이다. 골인 줄 알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 속옷 뒤풀이까지 했다”고 추억한 이천수는 이후 유럽활동을 결국 골 없이 마감했다. 축구를 하면서 가장 아까운 상황 중 하나”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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