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사라지는 더빙외화①] 찬란했던 과거부터 추억이 된 현재까지
입력 2015-11-07 15:07 
[MBN스타 유지훈 기자] 과거에는 주말 저녁이 되면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외화를 봤다. 그 영상은 외국 사람들의 목소리와 자막이 아닌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행기 안에서, 혹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첫 텔레비전 외화는 1962년 한국 최초의 방송사 HLKZ의 개국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편성표에는 40%가 국사영화와 외화였다. 이 이유에는 당시 방송사의 시설과 인력, 제작기술, 제작비 부족으로 자체 제작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시청자들은 이런 외화를 통해 새로운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외화들은 당시의 문맹률과 연관되어 성우들의 목소리가 담긴 더빙으로 방송됐다. 텔레비전이 컬러화 되면서 더빙외화는 풍성해졌고 ‘하버드 대학의 공부 벌레들 ‘브이 ‘멕가이버 ‘말괄량이 삐삐 등 다양한 외화가 전파를 탔다.

기술의 향상은 이렇게 다양한 외화를 선보이는 동시에 더빙 외화의 비중을 줄게 만드는 효과도 있었다. 자체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비싼 가격의 외화를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됐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해외의 문물이 아니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게 됐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방송사들은 성우들의 인력비를 감축하기 위해 더빙 외화를 줄이고 자막 방송의 비중을 늘렸다. 여기에 2004년께 케이블 방송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자막 방송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더빙을 통해 만나볼 수 있던 영화들도 서서히 사라졌다. 1980년 ‘주말을 명화와로 시작했던 KBS ‘토요명화는 2005년 1월 ‘겨울연가 편성으로 방송이 중단됐었다. ‘겨울연가 종영 이후 다시 한 번 전파를 탔지만 2007년 11월3일 방송으로 끝을 맺었다. MBC ‘주말의 명화 역시 2010년, 약 4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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