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변화했지만 여전히 ‘007은 멋스럽게 클래식하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지난 2012년 개봉한 ‘007 스카이폴 이후 약 3년, ‘007 시리즈가 ‘007 스펙터로 돌아왔다. 기다림은 길었고, 그만큼 기대감은 커졌다. 시대가 변하면서 함께 늙어가는 ‘007 시리즈가 ‘007 스펙터로 여전히 건재한 클래식한 액션 영화의 진수를 보여줄 채비를 마쳤다. 클래식하다는 것은 낡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멋스럽다는 말이다.
‘007 스펙터의 오프닝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멕시코의 광장에서 펼쳐지는 축제 속에서 등장을 알리는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 그리고 그가 쫒는 남자의 추격적과 그 뒤에 이어지는 헬리콥터 액션신은 그간 긴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달래는 정도를 넘어선 영상미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후에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샘 스미스(Sam smith)의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이 흘러나오며 ‘007 스펙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제임스 본드는 지난 편에서 살해당한 M에게서 얻은 정보를 추적하던 중 멕시코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다. 그렇게 MI6는 영국 정부에 또 다른 계획으로 인해 해체 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큰 정보망을 구축하려는 전 세계의 계획 아래에서 예전과 같은 힘을 쓸 수 없게 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와중, 제임스 본드는 스펙터라는 거대 조직이 사건들과 관련됐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추적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적과 맞서는 제임스 본드. 하지만 이번에 제임스 본드가 맞서야하는 스펙터는 그와 깊은 관련이 있는 조직이다.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제임스 본드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스펙터 수장의 계속되는 끈질긴 추격이 계속되며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스펙터는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007 위기일발 ‘007 산다볼 작전 ‘007 두 번 산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까지 총 6개의 작품에 걸쳐 등장한 바 있다. 이렇듯 ‘007 시리즈 중 가장 악명 높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부터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를 괴롭혀온 스펙터가 이번 영화에서 다뤄진다는 점은, 시대가 흐르면서 진보한 제임스 본드와 조합을 이뤄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또한 ‘007 스펙터에는 제임스 본드와 함께 스펙터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매들린 스완(레아 세이두 분)이 등장한다. 그는 스펙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인물로, 제임스 본드와 함께 파트너로서 그를 돕는다. 처음엔 제임스 본드를 그저 ‘킬러로만 여기던 그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자신과 함께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조력자로 활약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낡고 낙후되는 것이 있는 반면, 오히려 시간이 흘러 더 멋스럽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007은 점점 시간이 지나며 변화된 관객의 기호에 발맞춰 ‘007 스펙터로 돌아왔다. 액션은 더 날카로워졌고, 제임스 본드가 맞서는 적은 더 강해졌으며 영상은 세련돼졌고 모든 것 하나하나에 감각적인 느낌을 더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이번 ‘007 스펙터를 끝으로 하차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지만, 일단 그런 생각일랑 접어두고 멋스럽게 돌아온 ‘007을 즐기시라. 오는 11월11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