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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고 하늘을 봐…마음이 열리는 전망대 투어
입력 2015-11-06 10:08 
덕수궁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울 정동 전망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팀>

무겁다. 삶의 무게. 시선도 자꾸만 땅을 향한다. 그러니, 잊고 산다. 우리 머리 위에 저리 파란 하늘이 있다는 걸. 가을은 하늘에서부터 온다는 걸. 그래, 이번 주말은 당일치기 ‘전망대 투어다. 가끔은 드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힐링이다.
◇ 덕수궁을 한눈에…정동 전망대
지척에 두고도 몰랐다. 덕수궁 일대를 딱 드론의 눈, ‘파노라마 전경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니. 그러니, 쉿. 소문나면 붐비니깐. 포인트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전망대. 원래 대회의실과 비품실 등이 있던 곳이다. 이 곳을 전망대로 바꿔 시민들에게 공개한 게 벌써 2년전이다. 1층과 13층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로 직행. 사실 이 포인트를 알린 일등 공신은 박원순 시장이다. 재작년 가을 박시장은 이곳에서 덕수궁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정동 전망대에서 차 한잔 하세요라고 깨알 홍보글을 남겼다.
아닌게 아니라, 내려다 보는 것 만으로 속이 확 트인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덕수궁 석조전, 성공회, 중명전, 영국 대사관 건물까지 보인다. 옆쪽으론 북악산과 인왕산도 시선에 잡힌다. 차 한잔은 시청 직영 앙증맞은 카페 ‘다락에서 하면 된다. 가격이라 해 봐야 2000원에서 3000원대 수준.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컵을 가져가면 500원 할인까지 해 준다.
사실 정동전망대는 사진 마니아들 사이에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비스타 포인트)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덕수궁 주변이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드는 지금과 눈 쌓인 겨울 풍경이 하이라이트.

한 쪽 벽에는 정동 일대의 옛 사진도 전시하고 있다. 개화기 정동 일대에 있었던 서양건축양식의 외국공사관과 정동교회, 이화학당, 경운궁(덕수궁의 옛이름) 등의 과거 사진과 현재를 비교하며 전경을 보는 맛, 이것도 별미다.
▶ 정동 전망대 즐기는 Tip = 입장료는 따로 없다. 평일·휴일 상관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 서울 중구 덕수궁길 15. (02)2133-1601. 정동 전망대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시민청 등을 돌아보는 트래킹 코스도 일품이다.
◇ 순천만 갈대 S라인을 품는다…용산 전망대
아, 11월이면 꼭 찾아야 하는 머스트 씨 포인트. 최대 갈대 군락지면서 국내 생태관광 1번지 순천만(suncheonbay.go.kr)이다. 이건 급부터 다르다. 순천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 등에 걸치는 데 총면적만 100만㎡다.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이사천이 합쳐져 바다에 이르는 물길 전체가 갈대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순천만 방문은 지금이 적기다. 갈대가 꽃을 띄워서다. 사실 갈대에 꽃이 맺히는 때는 이른 가을이다. 하지만 진가는 수술에 하얀 솜털이 달리는 10월 중순에 발휘된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처럼 하얗게 빛을 반사하는 군락이 바람에 쓸려 너울거린다.
마침 올해는 이번 주말이 갈대 축제다. 축제 기간엔 오전 6시부터 순천만을 볼 수 있는 특권도 있다.
물론 아쉬운 것 하나. 드론의 시선으로 이 순천만을 담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니다. 이곳에도 전망대가 있다. 용산 전망대다. 용산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뒤쪽에 솟은 해발 95m의 야산이다. 한달음에 닿을 수 있는 높이. 순천만의 비경인 S자형 수로를 파노라마로 품을 수 있으니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골든 타임은 해 질 무렵. 석양에 반짝이는 물길과 갈대 군락의 찰떡 궁합에 누구나 탄성을 자아낸다.
▶ 용산 전망대 즐기는 Tip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구에서 용산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45분. 갈대밭 데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용산 전망대까지는 30분이다. 공원 입장료는 어른 7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061)749-6052. 이번 주말엔 특별히 새벽투어가 있다. 순천만 갈대 홈페이지(reeds.suncheo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아침 6시 무진교를 출발해 갈대숲탐방로 ~ 용산전망대를 찍고 돌아오는 3시간 코스다. (061)749-5790.
◇ 땅끝을 본다…해남 땅끝 전망대
서울 시민들에겐 로망인 곳. 하지만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곳. 해남 하고도 땅끝(마을)이다. 기어이 가자, 굳게 마음 먹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서울에서 땅끝이라니. 휴게소 두서너 번만 찍어도 내리 6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지만 이젠 좀 편해졌다. KTX로 광주송정역까지 쏘면 1시간30분. 예서 렌트카로 질주하면 이 시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독을 품고 가더라도 송호면 해안도로로 접어들 때 이내 마음이 차분해 진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찍고 서울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종주판 올레 ‘삼남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 핵심은 땅끝 전망대다. ‘땅끝희망봉이라고도 불리는 해발 약 200m의 갈두산 꼭대기. 높이 40m의 전망대는 땅끝마을 일대의 옥빛 바다와 함께 남해로 끝없이 이어지는 다도해 풍광을 한눈에 품을 수 있다. 아, 물론 기자처럼 걷기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모노레일까지 가동중이다. 이 모노레일, 끝내준다. 땅끝의 지점에서 세상을 보는 드론의 원근법 시선을 느끼게 해 주는 절묘한 탈 것이다. 결국, 땅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느끼고 오게 될 테니깐.
▶ 해남 땅끝 전망대 즐기는 Tip = 주변에 육단조범, 땅끝조각공원,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중리마을, 사구미해변, 송호해수욕장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42. (061)532-1330. 시간이 허락한다면 대흥사까지 찍어보시라.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까지 조선 중기 엘리트 로맨티스트들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 만추홍엽 늦가을 전망대 버킷리스트
1. 제천 비봉산전망대
제천 비봉산에 오르면 ‘내륙의 바다 청풍호를 제대로 품을 수 있다. 게다가 오르기도 쉽다. 관광모노레일 덕. 숲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레일을 따라 20여 분만 달려가면 호수와 산과 하늘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사전 예약 필수. 왕복 탑승요금은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동절기(12월~2월) 운행 안함. 충북 제천시 청풍명월로 879-17. (043)642-332
2. 예천 회룡대
물돌이 마을은 많다. 예천 회룡대는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포인트다. 회룡포를 한눈에 담으려면 비룡산 자락의 전망대 ‘회룡대에 오르면 된다. 이곳에서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마을을 휘감아 도는 모습을 선명하게 만날 수 있다. 장안사 주차장 이용.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대길 168. (054)650-6902
3. 인천 아라타워 전망대
인천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옆에 자리한 아라타워 23층에 전망대가 있다. 바다 위에 기다랗게 놓인 영종대교와 거대한 아라뱃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여기서 만나는 서해 일몰은 웅장한 아름다움을 뽐내기로 유명하다. 무료 망원경도 있다. 인천 서구 정서진 1로 41. 1899-3650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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