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아도는 쌀] 대풍의 역설…농민 가슴은 흉년
입력 2015-11-06 07:02  | 수정 2015-11-06 08:02
【 앵커멘트 】
올해도 쌀 농사가 풍년입니다, 하지만 농민들 가슴엔 흉년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속절없이 떨어지는 쌀값 때문인데, 농민들이 야적 투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정성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전남 나주시청 앞에 대형 벼가마가 속속 도착하고 마치 성처럼 켜켜이 쌓습니다.

쌀값 하락과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분노한 농민들이 야적 투쟁을 벌이는 겁니다.

▶ 인터뷰 : 권순철 / 쌀 재배 농민
- "(옛날엔) 스무마지기면 머슴 두고 그랬어요. 지금은 스무마지기 농사 지어서 속된 말로 코끼리 비스킷이에요, 생활이 안 되고….""

올해 예상되는 쌀 생산량은 사상최대인 426만톤, 3년째 대풍입니다.

쌀값이 10% 가량 또 하락해 정부가 뒤늦게 20만톤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지만 이미 정부 비축미도 100만톤을 훌쩍 넘겼습니다.


하지만 대북 지원은 길이 막혔고 해외 원조도 운송비가 더 들어 현실성이 낮은 상황.

그래서 떠오르는 게 3년 지난 묵은 쌀을 가축 사료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입니다.

▶ 인터뷰 : 한민수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실장
- "3년이 지난 쌀은 오래돼서 사람이 먹기에 부적절합니다. 가공용으로 활용하기도 힘들고 동물이 먹는 사료용으로밖에 쓸 수가 없다."

다만 처음부터 사료용 쌀로 재배하지 않으면 1/10 가격밖에 못받는 데다 저렴한 수입 사료를 주로 쓰는 축산농가가 자발적으로 쌀 사료를 구입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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