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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선 곰 방망이, 여전히 뜨거웠다
입력 2015-11-05 06:01 
한국 대표팀 외야수 김현수는 고척돔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멀티 히트-득점으로 3번 타순 임무를 완수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김인식 호의 출발은 산뜻했다. 7년 전 영광의 순간 이후 첫 재회한 쿠바에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14년 만에 우승을 맛본 곰들의 날선 방망이가 매서웠다. 10월의 뜨거웠던 기세는 달이 바뀌어도 여전했다. 실전 감각이 살아 있는 ‘국대 베어스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의 전망을 한 층 더 밝게 한 승리였다. 대표팀은 투타에 있어 쿠바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은 3이닝 무실점, 이어 등판한 이대은이 4이닝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불펜에서도 정우람과 조무근, 그리고 임창민이 2이닝을 틀어막고 6-0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도 12안타 5볼넷으로 쿠바의 마운드를 두들겼다. 그 중심에는 두산 야수진이 있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두산 선수는 김현수와 김재호였다. 특히 김현수는 1회 첫 타석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이번 대표팀의 첫 안타이자 고척돔에서 한국 선수가 날린 첫 안타였다.
고척돔의 첫 득점 주인공 역시 손아섭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온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5회에도 2루타를 때린 뒤 상대 폭투 때 추가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현수는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민병헌에게 바톤을 넘겼다. 민병헌도 이에 질세라 맹타를 휘둘렀다. 민병헌은 6회 김현수의 대타로 나와 정근우를 불러들이는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8회에도 우전 안타를 날려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허경민도 7회 황재균의 대타로 들어와 대표팀 첫 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지난 한 달 간 뜨거웠던 곰들의 방망이다웠다. 대표팀 타선에도 큰 힘을 실어주는 활약이었다. 사실 대표팀의 걱정거리 중 하나는 타자들의 실전 감각이었다.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거나 중도 탈락한 팀 타자들은 그간 공백기로 적응이 필요한 상황. 주장 정근우도 휴식기 동안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많이 봐야겠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한국 대표팀 내야수 허경민이 첫 타석부터 안타를 날렸다. 고척돔 첫 승을 확정 짓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타자들의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 올라올 시간은 필요하다. 결국 가장 최근까지 실전 경기를 치른 두산 타자들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트시즌 강행군으로 피로가 많이 쌓여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우려를 씻는 곰들의 불방망이였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힘을 보탰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호는 이날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3회 깔끔한 병살타 수비를 포함해 안정적인 내야 수비를 선보였다. 역사적인 고척돔 첫 승의 마지막을 장식한 허경민의 호수비도 돋보였다.
무려 8명의 두산 선수들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압도적인 발탁 비율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이 채 가지 않은 시점이다. 하지만 두산의 가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곰들의 날선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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