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페이전쟁`속 국내 `반쪽페이`만
입력 2015-11-04 17:37  | 수정 2015-11-04 19:50
미국 신용카드사인 마스터카드 관계자가 머니2020 포럼에서 결제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링으로 실제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정지성 기자]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체이스페이를 내년 중반 출시해 미국 모바일 결제시장을 장악하겠다."(고든 스미스 JP모건체이스 소비자사업부문 CEO)
"스마트폰뿐 아니라 옷, 장갑, 선글라스, 핸드백 등 모든 몸에 걸치는 제품이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다."(에드 매클로플린 마스터카드 신종결제부문 CEO)
모바일 결제시장이 전통적인 금융사(은행, 카드)와 핀테크 업체는 물론 휴대폰 제조사, 유통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페이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결제시장의 진화를 위해 생체인식 기업, 의상 업체, 블루투스 업체까지 다양한 분야가 참여하면서 은행 중심이었던 기존 금융시스템이 무너지고 새로운 금융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달 25~2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머니2020(Money2020)' 포럼이 개최됐다. 2012년 시작된 머니2020은 모바일·웨어러블(wearable) 결제시장을 주제로 한 핀테크 포럼으로 글로벌 금융사와 유명 핀테크 업체들이 모두 모이는 축제다. 글로벌 페이전쟁의 현장에서 국내 기업 부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페이들은 당장 사용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 열악한 기술로 '반쪽짜리 페이'들만 양산하며 자리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 페이들 중 글로벌 결제기준인 'EMV(Europay MasterCard Visa)'를 만족시킨 페이가 아직 없어 해외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EMV란 세계 3대 신용카드사(벨기에의 유로페이, 미국의 마스터카드, 비자카드)가 공동으로 제정한 IC카드(집적회로 방식의 칩이 장착된 카드) 국제기술 표준이다. 다만 국내 1위 스마트카드 솔루션 제공업체인 코나아이가 만든 간편결제 시스템 '코나페이(KONAPAY)'만이 해외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코나페이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핀테크 결제 보안 규격인 EMV 인증을 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서나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구글페이 등과 달리 단말기 제조사나 운영체제(OS)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에도 삼성페이를 필두로 카카오페이, 시럽페이 등 20여 종의 페이가 등장했지만 EMV를 만족시킨 페이는 코나페이가 최초다. 국내 페이들은 당장 국내 사용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 열악한 자체 기술로 '반쪽짜리 페이'들만 양산하며 자리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내 유력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행사 기간 중 코나아이 부스를 연이어 방문해 큰 관심을 표현했다. 행사 첫날 코나아이 부스를 방문한 미국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우리도 자체 전자지갑 시스템은 가지고 있으나 파트너사들을 위한 모바일 솔루션을 찾고 있다"며 "EMV를 충족시킨 코나페이가 우리 시스템과 잘 어울릴 것 같아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간편결제 시스템은 국제 표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해외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내수용"이라며 "국제 표준을 충족하고 다양한 결제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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