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루마니아 내각퇴진 시위로 번지는 클럽 화재사건
입력 2015-11-04 11:45 

32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친 루마니아 나이트클럽 화재 사고에 시민들의 ‘쌓인 분노가 폭발했다. 내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2만여명의 시위대가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정부청사 방향으로 행진하며 빅토르 폰타 총리와 가브리엘 오프레아 부총리 등 내각의 사퇴를 요구했다.
부쿠레슈티 중심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는 부패가 이들을 죽였다”는 푯말을 들고 살인자들!”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야간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부당하게 영업허가를 내준데다 공공장소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정부 당국자들이 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일어나서 뭔가 좀 해봐라”,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목청높여 외치기도 했다.

참사가 일어난 부쿠레슈티 콜렉티브(Colectiv) 나이트클럽 바깥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양초와 꽃을 가져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부쿠레슈티 시내 병원에도 자발적으로 헌혈하러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부는 부상자와 그 가족을 위해 음식과 일용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포페스쿠 피에돈 부쿠레슈티 제4지구장은 콜렉티브 클럽 바깥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념물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시위대의 빗발치는 사임 요구를 무시하는 한편, 콜렉티브 클럽은 허가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갖추고 영업해 왔다는 변명만 내놨다.
콜렉티브 클럽에선 지난달 30일 록밴드 콘서트 도중 불꽃이 천정으로 옮겨붙으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500여명이 클럽 내부에 밀집해 있었으며 이 중 대다수가 젊은이들이었다. 사고가 일어나자 몇백명에 달하는 인원이 단 하나 있던 출입구로 몰려드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커졌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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