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이폰6s 직접 써봤더니…3D 터치·라이브 포토 매력적
입력 2015-11-04 10:42 
사진 = 연합뉴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전부입니다"

애플이 국내 시장에 내건 아이폰6s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처음 이 광고 카피를 접했을 땐 말장난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도입한 '3D 터치'와 '라이브 포토'. 이 2가지 기능만으로 애플은 전혀 다른 아이폰을 내놨습니다. 아이폰6s라는 뻔한 모델명을 붙일 수밖에 없는 애플로선 억울했을 것도 같습니다.

지금도 국내의 구형 아이폰 사용자 가운데는 신제품 아이폰6s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디자인이 확 바뀐 아이폰7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D 터치와 라이브 포토 기능을 애써 무시하고 지내기엔 1년이라는 시간은 꽤 아깝습니다. 적어도 아이폰 마니아라면 말입니다.

'3D 터치'는 애플이 최근 자사 제품에 도입한 신기술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기능으로 보입니다. 화면 터치를 탭, 누르기, 세게 누르기 등 3단계의 강도로 감지해 각각의 명령을 수행하는 기술인데 그만큼 스마트폰 조작이 간편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셀프카메라 촬영을 하려면 예전에는 카메라 앱을 누른 뒤 오른쪽 위에 있는 셀카모양의 이미지를 클릭해야 했지만, 이제는 카메라 앱을 살짝 힘주어 누르면 바로 '셀카 찍기'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 전화, 메일 등 아이폰에 기본적으로 깔린 다양한 앱에서도 이 3D 터치 기능은 도깨비방망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세게 혹은 조금 더 세게 누르면 기존에 거쳐야 했던 2~3단계의 조작 절차를 간단히 건너뛸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 기술의 API(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를 공개해놨기 때문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유명 앱들이 조만간 3D터치 지원 버전을 내놓으면 실용성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3D터치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미리보기'를 이용하면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서도 읽음표시를 나타내는 숫자 1을 지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방 답장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메시지 내용 전부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경우에 유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SNS 앱 가운데는 인스타그램이 가장 먼저 3D 터치 기능을 전면 도입해 눈길을 끕니다.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이고 프로필 또한 3D 터치로 미리 볼 수 있도록 일찌감치 버전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페이스북도 곧 3D 터치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 기능을 이용한 특수 조작 기능이 담긴 게임 앱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3D 터치 기능에 익숙해지기까지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라도 다소 적응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모든 앱에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앱마다 터치 압력에 따라 수행하는 기능이 달라서입니다. 굳이 흠이라고 한다면 화면 왼쪽을 세게 눌러(3단계 강도) 이전 앱 화면으로 전환하는 기능은 터치 인식률이 떨어져 실패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입니다.

다음은 애플만의 아날로그 감성을 잘 살린 '라이브 포토'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켜놓고 사진을 찍으면 촬영 당시 전후의 모습이 동영상 형태로 사진의 앞뒤에 붙게 됩니다. 주위 소리도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에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지그시 누르면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사진'(Live Photo)이 됩니다.

동영상이 담겼기 때문에 라이브 포토 파일을 저장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우려는 안 해도 됩니다. 최신 압축 기술이 적용돼 일반 사진파일보다 용량은 2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라이브 포토 촬영은 6s에서만 되지만 iOS9 이상 버전이 깔린 아이폰이라면 해당 파일을 볼 수는 있어 아이폰 사용자끼리 주고받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셀프촬영할 때 액정화면이 자동 조명 역할을 해주는 '레티나 플래시' 기능 역시 매우 유용합니다.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 아이폰은 주변이 어두울 때 셀프촬영한 화질이 유독 떨어졌는데 화면에서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조명이 나와 든든한 플래시 역할을 합니다.

보급형 모델에서도 일반화한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이 이번에도 플러스 제품에만 들어간 것은 단점으로 보입니다.

외형을 보면 한눈에도 알 수 있듯 디자인과 사이즈가 전작 아이폰6와 같습니다. 가로와 세로 길이, 두께가 커지긴 했지만 0.1㎜~0.2㎜ 수준이어서 전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이폰6에 쓰던 케이스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무게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무게는 143g, 192g으로 전작보다 각각 14g, 20g 늘었습니다. 수치만 봐선 별 차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6s만 해도 6보다 한층 묵직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무게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여러 번 들어보는 게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로와 세로 길이, 두께, 무게가 전작보다 다소 증가한 것은 몸체를 감싸는 알루미늄과 화면을 덮는 글래스에 보다 강화된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애플의 설명입니다.

아쉬운 점은 단연 가격입니다. 국내 역시 아이폰 신제품 구매자 대부분이 애플 마니아층이기는 하지만 부쩍 낮아진 다른 제조사의 프리미엄폰 출고가에 비해 훨씬 비싼 편이라 아이폰6s로 갈아탈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입니다.

4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아이폰6s는 16GB 모델의 출고가는 86만9천원, 64GB 99만9천원, 128GB 113만800원입니다. 이통사 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가장 비싼 요금제(2년 약정)를 선택해도 공시 지원금은 고작 10만원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보다 큰 문제는 아이폰6s 시리즈에 와서도 애플은 32GB 모델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16GB 모델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로선 울며겨자먹기로 출고가가 100만원에 달하는 64GB 모델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128GB 모델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입니다.

반면 경쟁 모델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는 32GB는 물론 64GB 모델도 있는데 64GB 모델의 출고가가 아이폰6s보다 저렴한 데다 이통사 지원금도 20만원 중반이어서 실구매가는 18만원 가까이 낮습니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6s를 공개하면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발표, 아이폰 고가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어느정도 상쇄하려고 했습니다. 매달 32달러를 내면 1년 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인데 한국에선 '강 건너 이야기'일 뿐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아이폰6s를 사고 싶다면 일단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한 뒤 2년 약정의 이통사 지원금을 받는 게 유리한지 아니면 '요금할인 20%' 제도를 이용하는 게 나은지 꼼꼼이 따져보는 게 현명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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