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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SNL코리아’의 무리수, 여의도 텔레토비가 그립다
입력 2015-11-04 09:43  | 수정 2015-11-04 09:5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케이블 채널 ‘SNL코리아6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욕설 논란을 뒤로 하고 방송에 복귀한 배우 이태임을 호스트로 섭외해 의아함을 자아내더니, 급기야 논란의 당사자이자 아직까지 활동을 재기하지 못하고 있는 예원을 무리하게 섭외하려 했기 때문이다.
3일 방송가에 따르면 ‘SNL코리아6 제작진은 이태임 편 방송을 앞두고 예원 측에 출연을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섭외에 실패했다.
예원 소속사 스타제국 측은 제의를 받고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고사했다.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 도중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의 갈등에서 등장한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 등의 발언은 2015년 ‘올해의 말 BEST로 꼽힐 정도의 희대의 어록이 됐다, 지금까지 각종 예능 및 드라마에서 패러디되고 있다.

당시 논란에 대한 해명이 낳은 후폭풍에 휩싸인 예원은 결국 지난 6월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한 뒤 현재까지 활동을 중단한 상태며, 이태임은 지난 달 첫 방송된 드라마H ‘유일랍미로 컴백했다.
앞서 ‘SNL코리아6 제작진은 이태임을 호스트로 결정하며 특유의 섹시미, 연기, 셀프디스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론 이태임에 대해 대중이 몰랐던 다양한 면모가 존재하겠지만 현 시점 대중이 기억하는 이태임은 애석하게도 ‘셀프디스가 팔 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원 섭외 시도는 이러한 셀프디스 지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작진의 묘수였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론 무례하기 짝이 없는 ‘꼼수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쉽게 생각해보자. 이태임은 OK 할 수 있겠지만 과연 예원도 그럴 수 있었을까.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한 두 사람이 만약 ‘SNL코리아6에서 만났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제작진은 정녕 두 사람이 여유로운 셀프디스로 너스레 떨며 화해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상상한 것인지,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설사 그런 장면이 연출된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아직은, 카메라가 꺼진 뒤 모습을 상상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해당 논란에서 피해-가해 상황이 불분명한 가운데 이태임은 컴백했고, 예원은 컴백하지 못한 채 사실상 자숙 중이다. 그런 예원에게 ‘SNL코리아6가 러브콜을 한 것은 이태임 편의 성공만을 위해 예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성급한 선택이었으며, 어떤 의미에선 예원을 ‘수단으로 여겼다고까지 생각할 법 한 처사다. ‘SNL코리아6에게 부족했던 역지사지가 아쉽다.
‘SNL코리아 초창기 맹활약한 여의도 텔레토비가 작금의 논란을 지켜봤다면, 어떤 셀프디스를 했을까. 고정크루 김슬기가 연기했던 뽀의 사이다 같은 일갈이 문득 그립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등 불편하지만 분명 논의가 필요한 이슈가 수두룩한 현 시점, 언제부턴가 풍자가 실종된 ‘SNL코리아6에게 여의도 텔레토비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서글픈 무리수일까.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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