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불길 안 잡히는 집단대출…10월에도 1조5천억 증가
입력 2015-11-03 17:38  | 수정 2015-11-03 19:50
지난달 은행권의 신규 아파트 중도금이나 잔금 집단대출이 한 달 만에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부터 집단대출을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보고 '불길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3일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10월 말 기준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은 91조7665억원으로 9월 말 90조2754억원보다 1조4911억원 늘었다. 9월 한 달 증가액인 2조원보다는 다소 증가세가 누그러진 숫자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특히 지난 6월 말 85조9317억원이었던 집단대출 잔액은 넉 달 만에 6조원 가까이 늘었다. 하반기 신규 분양 아파트가 몰리고 은행권의 과당경쟁이 이어지면서 집단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증가세를 잡겠다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 9월 말부터 각 은행에 집단대출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대구·부산·전북·광주·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0월 중 신규 집단대출 영업을 활발히 하면서 실적 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 중 집단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10월 한 달 동안 5048억원 늘었다. 이어 한 달 새 농협은행은 3398억원, 신한은행은 3304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2397억원, 국민은행은 764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에 대한 집단대출 부분검사를 지난달 말부터 진행하고 4일부터 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시행하면서 집단대출 부분검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일단은 대출 승인 시 사업성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차후 리스크 관리는 잘하고 있는지 본다는 계획이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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