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억소리’ 나던 공모주는 옛말…이제는 조단위도 ‘훌쩍’
입력 2015-11-02 14:46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최근 공모에 나서는 기업들마다 조단위 청약증거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저금리로 예금이자가 줄어든데다 증시 부진 속에서도 ‘공모주는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며 저금리시대 투자처로 급부상한 덕분이다. IPO 시장 성수기를 맞아 성장성 높은 종목들이 속속 상장 절차를 밟은 것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역대 일반공모 청약증거금 순위 10위 중 절반이 올해 상장한 기업이다. 올해 상장하거나 상장을 앞둔 기업 5개사(토니모리·제주항공·이노션·파마리서치프로덕트·더블유게임즈)가 청약증거금 기준 역대 상위 5~9위에 나란히 자리했다.
이 중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제주항공은 7조원 넘는 청약증거금을 흡수하며 하반기 IPO 최대어의 입지를 돈독히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448.5대 1, 청약증거금은 7조3996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에 앞서 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소셜카지노게임 업체 더블유게임즈는 청약증거금으로만 6조7303억원이 몰렸다. 일반투자자 공모청약 최종 경쟁률은 241.18대 1에 달했다. 청약증거금으로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6조9400억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공모 규모는 역대 최대다.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85만4490주를 포함해 총 427만2450주를 공모하는 더블유게임즈는 6만5000원의 공모가로 2777억925만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직전 최대 규모는 동국S&C의 2514억원이다.
최근 IPO 절차를 모두 마치고 증시에 입성한 에이티젠과 연우도 조단위의 청약증거금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면역세포 진단키트 개발·제조기업 에이티젠은 공모가 1만7000원짜리 주식에 2조원에 가까운 청약증거금이 몰려들었다. 최종 경쟁률은 1167대1에 달했다. 특히 적자 기업이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사례인데도 1조9982억원의 자금이 쏠리며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상장한 연우 역시 공모청약에 4조204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종 공모 청약 경쟁률은 680대 1이었다. 국내 최초로 화장품용 디스펜스 펌프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한 연우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화장품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화장품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화장품 용기 업체까지 옮겨 붙으며 공모 흥행에 성공했다. 연우는 상장 첫날 상한가를 찍어 공모가 2만5200원 대비 45%의 수익을 냈다.
이 같은 IPO 시장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달에만 더블유게임즈와 제주항공을 포함해 15개사 상장하는 등 IPO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의료기기 및 생체소재 제조기업 유앤아이가 이날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 중이고, 3일과 4일에는 카메라모듈 기업 나무가가 청약을 받는다. 4일부터 이틀 동안에는 펩타이드 전문 바이오기업 케어젠이 공모 청약에 나선다. 이들 기업은 모두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 또는 그 위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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