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앗, 실수. 망했다”…현물 주식시장에도 ‘주문실수 구제’ 도입된다
입력 2015-11-02 14:46 

내년부터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실수로 매매주문을 넣어 거래가 체결될 경우 대량 거래에 한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대량 투자자 착오거래 구제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거래소 업무규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실수로 본래 의사와 다르게 거래가 성사됐을 때 거래소가 직권으로 사후 구제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량투자자 착오거래 구제제도는 지난해 파생상품 시장에 처음 도입됐다. 주문 실수로 막대한 손실을 본 뒤 파산한 한맥투자증권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말 코스피 200 12월물 옵션을 주문하면서 직원의 주문 실수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내 460억원대의 손실을 본 뒤 영업인가와 등록이 취소된 바 있다. 작년 2월에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현물 주식시장의 경우 파생상품 시장에 비해 레버리지가 낮아 착오 매매에 따른 대규모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지난 6월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현재 파생상품 시장의 업무 규정을 토대로 현물 주식시장 구제제도의 세부 요건을 마련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착오거래가 구제 받기 위해서는 예상손실액이 1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착오거래 발생 시점부터 30분 안에 구제신청을 해야 하는 등 몇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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