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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역대 최고 니퍼트·우즈...외인도 ‘뚝심’
입력 2015-11-01 15:07 
더스틴 니퍼트가 우승 직후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역대 투타 최고 외인은 누구일까. 이견의 여지가 없이 더스틴 니퍼트와 타이론 우즈일 것이다. 이 2명의 선수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 팀에서만 5년 이상을 장수한 외인이며 긴 기다림 이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두산이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1년 이후 14년만에 거둔 쾌거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팀 에이스 니퍼트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도합 5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3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2자책만을 했다. 특히 준 PO 1차전 6회 2사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26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쳐 PS 연속 무실점 이닝 기록을 새롭게 썼다.
한국시리즈 MVP는 정수빈에게 돌아갔지만 준PO부터 거쳐 한국시리즈 정상에까지 오른데 가장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로 니퍼트를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이었다.
그간 외인 농사가 시원치 않았던 두산의 역대 사례들을 모두 돌이켜봐도 단연 니퍼트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인투수다.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20경기 출장에 그치며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음에도 5년 통산 기록이 58승32패 평균자책점 3.47에 달한다. 누적 기록에서도 같은 기간 KBO리그의 어떤 투수와 비교하더라도 최정상급의 성적이다.
특히 2011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팀 에이스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두산 마운드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같은 기간 두산에는 많은 투수들이 있었지만 니퍼트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투수는 없었다. 올해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실망을 안겨주는 듯 했으나 가을야구 기적의 반전투로 다시 ‘니느님으로 돌아온 그다. 결국 니퍼트는 입단 5년만인 올해 드디어 감격의 정상을 밟았다.
니퍼트의 우승 소감은 짧고 간단했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Awesome! Amazing!”
2015 두산 가을야구에 니퍼트가 있었다면 앞선 3번째 우승이었던 2001년 가을야구에는 두산 역대 최고 외인타자로 꼽히는 우즈가 있었다. 우즈는 한국시리즈서 타율 3할9푼1리(23타수 9안타) 4홈런 8타점을 쓸어담는 활약으로 우승의 선봉장이 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도 삼성이었다. 시리즈 MVP는 당연히 우즈의 몫이었다.
우즈 역시 역대 최고의 외인 타자였다. 1998년 OB베어스(두산의 전신)에 입단해 42홈런 103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2년까지 꾸준히 활약했다. 결코 짧지 않았던 한국 야구 5시즌 동안 타율 2할9푼4리 174홈런 510타점 655안타의 족적을 남겼다.
1998년 입단 첫해 현대 외인 조 스트롱(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앳된 모습의 타이론 우즈(우). 사진=김재현 기자
특히 우즈는 당시 ‘우동수 트리오(우즈, 김동주, 심정수)를 결성, 두산의 화끈한 공격야구에 앞장선 선봉장이었다.
더군다나 1998년 입단한 이후 4년만인 2001년 기어코 팬들에게 감격의 우승을 선물한 복덩이다. 많은 팬들이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우즈를 역대 최고의 외인타자로 꼽는 이유기도 하다.
2명의 외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 기량이 첫 번째다. 동시에 한 팀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구난 특유의 문화도 뒷받침이 됐다. 가족같은 끈끈함과 선수단의 결집을 가장 중요시하는 문화에 녹아든 2명의 역대 최고 외인들은 ‘원클럽맨을 자처했고 다년 계약을 맺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두산도 선수들의 부침이나, 여러 사건과 사정에 개의치 않고 기다림의 미학으로 이들을 품었다. 2001년 우승과 2015년 우승에 이런 역대 최고 외인들이 주역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외인도 뚝심인 두산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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