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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부터 함덕주까지, 풍요로웠던 ‘左 천국’ 두산
입력 2015-11-01 06:01 
유희관(좌)과 장원준. 이 두 투수는 두산의 좌완 선발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올 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는 좌완 투수들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좌완 ‘믿을맨들이 대거 힘을 발휘하면서 강력한 라인을 자랑했다. 그 동안 좌완에 목말라했던 두산은 올 시즌 그간의 아쉬움을 한 번에 풀었다.
선발은 기존 유희관을 비롯해 4년간 84억 원에 FA(자유계약)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장원준이 책임졌다. 허준혁은 부상으로 주춤한 더스틴 니퍼트의 공백을 메우면서 이름을 알렸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8승5패 평균자책점 3.94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승왕 타이틀은 놓쳤지만 팀 좌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첫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과 함께 2004년 게리 레스가 세웠던 17승을 넘는 팀 역대 한 시즌 좌완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정규시즌 막판 부진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지만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역투를 펼치면서 활짝 웃었다. 우승 세리모니 때 상의 탈의를 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공약도 지켰다.
30경기에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장원준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해냈지만 정규시즌에서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79로 호투한 그는 분수령이 된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127구 역투 속에 7⅔이닝 1실점하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호투하면서 그 동안 큰 경기에서 약했다는 이미지도 확실하게 지웠다.
그 동안 불펜으로 주로 뛰었던 허준혁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57로 구멍난 산발진을 메움과 동시에 차세대 팀 선발진으로 가능성과 기대를 동시에 남겼다.

불펜진의 함덕주와 이현호는 입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마무리를 맡은 이현승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위기에 빠진 불펜을 구했다.
2013년 입단 후 2년간 31경기에서 1승2홀드에 그쳤던 함덕주는 올 시즌 팀 최다인 68경기에 나서면서 불펜에서 입지를 굳게 다졌다. 그가 기록한 7승2패 16홀드의 기록은 얼마나 두산 불펜의 버팀목이었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해준 투수들. 함덕주와 이현호는 불펜에서 허준혁은 선발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러나 이제 막 프로에 적응한 그에게도 포스트시즌은 버거웠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과 마무리 사이의 길목을 맡았으나 여러 차례 무너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현호는 불펜과 선발을 오고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팀에서 4번째 많은 49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4.19로 쏠쏠한 역할을 했다.
이현승은 올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두산의 마무리 문제를 해결했다. 마무리를 맡긴 윤명준과 노경은 카드가 잇따라 무너지자 마지막으로 이현승을 선택했다. 이현승은 18세이브(3승1패)로 뒷문을 단단히 잠궜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흔들린 불펜진의 버팀목이었다. 함덕주와 노경은이 앞에서 무너지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현승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세웠다.
이현승은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한국시리즈까지 변함없이 그 역할을 충실히 완수했다. 여러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마운드에서 미소로 여유를 가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삼진을 잡고 포효한 투수의 몫은 이현승이었다.
이현승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난 뒤 양의지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kjlf20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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