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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투박하기에 더 감동적인 뮤지컬 ‘서울 1983’
입력 2015-10-31 14:03 
사진=곽혜미 기자
[MBN스타 금빛나 기자] 70년대부터 80년대 서울의 풍경을 재현한 뮤지컬 ‘서울 1983은 다른 뮤지컬 작품과 비교했을 때 세련됨은 확실히 떨어지는 작품이다. 언뜻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 같은 고루함은 당시의 시대상을 느끼게 하며,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작품이 주는 흡입력은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로 하여금 진한 여운을 남기게 한다.

때는 1983년 서울, 이산가족 찾기에 나선 돌산댁(나문희 분)이 33년 전 회상에 잠기면서 극은 시작을 알린다. ‘서울 1983의 주인공 돌산댁의 인생은 남북전쟁의 비극을 온 몸으로 맞은 한 많은 여인이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해 서울이 탈환될 무렵, 북한군은 퇴각하면서 양민들을 포로로 잡아가는데, 이 포로 중 돌산댁의 남편인 양백천(박인환 분)이 포함돼 있었다. 돌산댁은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남편과 생이별 하게 되고 그렇게 홀로 4남매를 키워나가게 된다.


그 시대를 그리는 많은 작품들이 그러했든 성인으로 자란 자식들은 돌산댁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문제만 일으킨다. 고시를 준비하던 큰아들 일식(주성종 분)은 시험에 낙방한 이후 술집에 드나들며, 둘째 이식(박원진 분)은 주먹질만 일삼고, 셋째인 삼순(유미 분)은 가수가 되겠다고 ‘나이아가라 클럽 무대에 섰다가 사장에게 겁탈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그나마 얌전한 넷째 사식(신대성 분)은 작곡가로서 가능성을 보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다는 장애를 안고 있다. 돌산댁의 하나뿐인 동생인 춘삼(박성훈 분) 여기 전쟁 통에 한쪽 팔을 잃고 술과 도박에 빠지며 돌산댁을 힘들게 한다.

이후 시간은 1983년 이산가족 찾기 현장으로 넘어간다. 신의주에 남편을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겨우겨우 그곳까지 달려간 돌산댁은 초로의 늙은이가 된 남편과 재회하게 된다.

‘서울 1983은 타깃층이 분명한 작품이다. 스스로를 ‘시니어 뮤지컬이라고 분류할 만큼 70년대와 80년대를 살아온 중장년층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서울 1983의 연출가이자 서울시뮤지컬단의 김덕남 단장은 그동안 뮤지컬은 20~30대의 전용문화처럼 되다보니 중장년층이나 어린이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우리시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그 시절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비록 민간의 거대한 자본으로 제작하는 제작사와 견줄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다양한 연령대가 볼 수 있도록 작품을 꾀하다 보니 스토리는 무척이나 단순하다. 갈등의 양항 또한 예측한 방향대로 흘러가며, 선과 악의 구분 역시 분명하다. 너무 쉽다보니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신파가 주는 후련한 카타르시스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는 묘한 감동을 전해준다.

뻔한 스토리로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부분을 음악과 볼거리로 채웠다. 1983년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모티브로 시작된 ‘서울 1983은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포함해 ‘상록수 ‘라밤바 ‘아침이슬 등의 대중가요들이 넘버로 활용했다. 여기에 송시현 작곡가의 창작곡이 15곡 이상 포함, 이를 통해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한결 깔끔하게 스토리 전개가 이뤄지게끔 했다. 송시현 작곡가는 그 시대의 분위기를 공감할 수 있게끔 장면의 분위기, 그리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감성이나 정서를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어 나갔다”고 넘버에 대해 설명했다. 귀에 익숙한 ‘서울 1983의 넘버들은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만나면서 듣는 맛을 더욱 높였다.

사진=곽혜미 기자

무대 기술은 수준급이었다. 영리한 회전무대를 활용으로 돌산댁의 집과 서울 시내 등 매끄러운 장면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으며, 클럽 나이아가라의 경우 눈부신 조명으로 실제 그 시절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해 주었다. 하이라이트와 같은 이산가족 찾기에서는 실제 KBS1에서 방송됐던 ‘이산가족찾기의 영상을 보여주며 현실성을 더했다. 아무것도 없던 돌산네 마루에 컬러로 나오는 TV를 놓으면서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한편 ‘서울 1983은 오는 11월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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