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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 3년.."상황 더 악화"
입력 2007-09-21 10:52  | 수정 2007-09-21 10:52
오늘도 성매매특별법 시행 3년 진단을 계속 해 보겠습니다.
어제는 수 년간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다 용기를 내 자활의 삶을 살고 있는 두 여성의 진솔한 삶을 들여다 봤는데요.
오늘은 성매매특별법 3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의 성매매 관행이 어떻게 바꿨는지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어제에 이어 강호형 기자 나오셨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 주시나요?

기자)
네 어제는 성매매특별법을 통해 집창촌을 벗어나 새 삶을 찾아 나선 여성들의 얘기를 전해드렸죠.

이를 통해 성매매특별법의 소득과 성과가 간접적으로 나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됐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제로 제가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집창촌의 자활 여성들은 이 법의 시행 성과에 대해 큰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집창촌은 이제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청량리역 집창촌은 이미 폐쇄된 상태이며 용산역의 집창촌도 이법 시행전에는 130여 개 업소가 성행했지만 지금은 40여개 정도만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미아리의 경우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성매매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07년도 성문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매매가 사회적 범죄행위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72.5%로 지난해 54.6%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75.2%로 지난 해 54.6%에 비해 크게 늘었고 여성도 같은 기간 80.9%에서 86.0%로 늘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집창촌이 크게 줄고 국민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성매매가 실제로 줄어든 것인가요?

기자)
아쉽게도 성매매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게 일선 단속 경찰들이 털어놓는 얘기입니다.

이법 시행과 함께 성매매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더욱 지능화, 음성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에도 한 인터넷 성인까페에서 교수와 공무원 등 수십명이 집단 성행위를 하고 부부간 스와핑을 하다 붙잡혀 충격을 던져 준 바 있습니다.

인터뷰 : 최광식 / 중부경찰서 수사팀장 - "호텔의 한 방에서 여러쌍의 남녀가 함께 성행위를 하는 등 성윤리 의식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앵커)
네 부작용도 만만치 않군요. 여러가지 보도를 보면 인터넷 성매매의 문제가 심각해 보이던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인터넷을 타고 각종 변종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면서 10대 청소년들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성매매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10대 청소년 성매매가 지난 해 2.7%에서 올해 9.7%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또 휴게텔이나 안마시술소 등에서의 변종 성매매 행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낮에 버젓이 안마시술소를 하고 있지만 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 (현장음) - "한 시간 기다려 달라"

인터뷰 : (현장음) - "누가 오나" "낮에 일하는 아가씨들은 8시부터 8시까지 근무해요"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조차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채기가 어려운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현장음) - "낮에 일하면 좋다.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려면 인맥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지난 8월 이후 성매매 집중 단속 2주간 경찰서별 집계를 보면 젊은층이 많은 혜화경찰서와 강남경찰서가 1,2위에 오른 반면 집창촌이 있는 용산서는 15건으로 23위에 그쳤습니다.

성매매 지형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음성화된 성매매가 늘면 그만큼 경찰의 단속도 더 어려워 질 수 있을 것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선에서 단속을 하는 경찰들 사이에서는 "이럴 바에야 오히려 안하는 게 낫겠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청소년에 이어 대학생과 주부까지 음성적 성매매에 나서면서 실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오히려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로의 해외 원정 성매매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72.%가 해외 성매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듣고 보니 성매매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만을 바꿔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그렇죠. 성매매 특별법 시행 3주년을 맞아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 하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예 말씀 잘들었습니다.
강호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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