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 롯데 빅딜, 신동빈 7월 초 이재용 만나 '빅딜' 제안
입력 2015-10-30 14:19 
삼성 롯데 빅딜/사진=연합뉴스
삼성 롯데 빅딜, 신동빈 7월 초 이재용 만나 '빅딜' 제안

롯데, 삼성 화학계열사 임직원 고용 보장

롯데그룹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7월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빅딜'을 직접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30일 알려졌습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과 방산부문 계열사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1차 빅딜'을 마친 뒤였지만, 여전히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화학 계열사를 보유하고 화학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마침 한·일 롯데그룹의 '원 리더(총수)'로서 자리를 굳혀가던 신동빈 회장은 화학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그룹 운영 전략을 짰고, 남은 삼성 화학계열사에 주목해 이 부회장에게 전격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회장(60)과 이 부회장(47)은 13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 그동안 재계에서 공개적 행사는 물론 비공개 사적 모임에까지 서로 빠지지 않고 초청하는 등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신 회장이 이 부회장을 만나 빅딜을 제안한 7월 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3∼4주 전입니다. 롯데 경영권 분쟁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7월 27일 비밀리에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 신동빈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인수하는 삼성 화학계열사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건은 신동빈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진행됐다"며 "그동안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신 회장의 각별한 애정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이는 신 회장이 1990년 한국롯데의 경영에 처음 참여한 회사가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었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롯데 정책본부는 "다음 달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이사회와 내년 2월 신규 법인설립, 실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롯데그룹은 단순히 규모의 경제 실현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수직계열화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에 새롭게 진출함으로써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롯데에 따르면 현재 석유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4조9천억원으로, 이번에 인수하는 삼성 계열사의 매출 4조3천억원을 합치면 20조원에 이릅니다.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 이번 계약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제품군을 넓힐 수 있게 됐습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인수대금이 3조원에 이르러 국내 화학업계 '최대 빅딜'이자 롯데그룹 창립 이래 가장 큰 인수·합병(M&A) 사례라는 게 롯데의 설명입니다.

롯데는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 지분 31.5%(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신설법인의 지분 90%를 각각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다만 삼성과의 전략적 협력을 고려해 삼성 SDI 분할 신설법인의 지분 10%는 삼성SDI에 남겨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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