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대우조선해양이 본사 사옥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다동에 위치한 본사 빌딩을 매각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일부 투자자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한 뒤 프레젠테이션(PT)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번 입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등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은 약 1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빌딩을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986년에 준공된 대우조선해양 본사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7층에 연면적 2만 4854㎡ 규모다. 도심권역 중에서도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입지가 우수하고 뛰어난 가시성 덕에 인지도까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대기업이 사옥으로 활용한 오피스 빌딩은 대체로 관리 상태가 양호하다”며 이 모든 점을 고려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탐낼 만한 매물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7월 대규모 손실 발표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매각 후 재임차(세일앤리스백)를 하더라도 수년에 이르는 투자기간 사이에 언제 공실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건물이 오래돼 전용률이 낮다는 점도 흠이다. 전용률은 로비나 복도 등을 제외한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의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근래에 지어진 오피스 빌딩의 경우 전용률이 대개 55% 안팎인데 비해 이 빌딩은 50%가 채 안 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전량 매각해 약 75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자구안을 세웠다. 이번 사옥 매각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내부 일정에 따라 자산유동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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