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글 지주사 회장 에릭 슈미트 “SW가 판단해주는 세상 열린다”
입력 2015-10-29 15:41 

5년 뒤를 생각하고 행동하세요. 전세계가 얼마나 더 연결되고 통합될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60)이 29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13년 10월 방한 이후 2년 만이며,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후 처음이다.
슈밋 회장의 국내 첫 공식 일정은 서울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였다. 5년 전 ‘모바일 퍼스트를 화두로 던졌던 그는 이날 5년 뒤에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이 헬스케어, 교육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 포토를 예로 들며 구글에서 머신러닝 관련 프로젝트 100여개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구글 포토는 검색창에 ‘껴앉다(hug)라는 단어를 넣으면 사람들이 서로 껴안고 있는 사진을 찾아준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 소프트웨어가 껴안는 사진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슈밋 회장은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피곤하거나 술을 마셨을 때를 포착해 재빠르게 상황을 판단한다”며 그럴 때 무인자동차가 운전해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높은 정보기술(IT) 수준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한국은 최고 속도의 인터넷과 LTE 등을 기반으로 모든 사람이 연결된 사회”라며 한국에서 만난 여러 창업가들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한국이 강자가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 주도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점과 여성 인재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슈밋 회장은 스타트업은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이 배우고 경쟁자를 이길 수 있다”면서 정부 주도로 생태계가 조성될 경우 정부가 위험 부담을 지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부가 돕고자 한다면 소규모 민간 조직을 만들어 스스로 공부해 깨닫도록 하고, 세제혜택이나 교육 분야 투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가 부여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여성 최고기술전문가(CTO)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국내 창업가들에게는 한국에 기반을 두면서 한국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한 제품을 만든 기업이 성공한다”며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서 창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도 강조했다. 구글은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삼성과 LG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슈밋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 경영진과 비공개 만남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밋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를 방문해 ‘테크 토크 세미나에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접견하고 전세계 정보통신 기술 수준과 향후 발전 방향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30일에는 이번 방한의 계기가 된 국립과천과학관 어린이 창작 공간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석한다.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는 구글과 국립과천과학관이 합작해 과학관 야외공간에 마련한 어린이를 위한 창작 공작실이다. 슈밋 회장은 스튜디오 개관에 참여한 이유와 메이커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구글과의 추가 협업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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