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광 물러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 속도낸다
입력 2015-10-27 16:43 

최광 이사장 사퇴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국민연금공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이사장 선임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라는 정부 안에 반대해 온 최 이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정부는 기금운용본부 독립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관련 법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최 이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조만간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내외부 인사 7명으로 구성된 국민연금 임원추천위의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이사장 후보자(3배수) 중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 대통령 재가를 위한 임명제청 절차를 밟게 된다.
이전 사례를 보면 신임 이사장 임명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 2013년 4월 18일 전광우 전 이사장이 임기 종료로 그만둔 뒤 최 이사장은 그해 5월 24일 임명됐다. 2009년 9월 11일 박해춘 전 이사장이 사퇴 후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를 통해 전광우 전 이사장이 같은해 12월 2일 임명됐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의 거취는 신임 이사장 선임 이후에 최종 결정된다. 앞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 모두 그만두게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홍 본부장은 다음달 3일에 2년 임기가 종료된다. 하지만 후임자 선정까지 본부장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현재는 신임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하고, 후임자 임명과 함께 홍 본부장이 자연스레 물러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보통 기금이사 공모부터 선임까지 2~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빨라야 내년초 기금운용본부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본부장은 이번 인사사태가 불거진 이후 공식적으로 본인 입장을 밝힌적이 없다. 이 때문에 홍 본부장은 여전히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실제로 최 이사장이 하차한 만큼 홍 본부장이 기사회생 하는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이사장 권한대행인 이원희 기획이사나 향후 신임 이사장이 비연임 통보를 철회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 인사사태 과정에서 여러차례 확인된 정부의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방안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 독립과 관련해 정부 입장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정 장관은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과거 정부가 일부 개입한 적이 있는데 좋은 방향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1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밝한 바 있다. 그는 500조~600조원이나 되는 자금을 책임 있게 운용해야 한다”면서 어떤 형태로 어느 시기에 (공사화)할 것인지 고려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위해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기금운용 공사화를 규정한 새누리당 소속 김재원·박윤옥·정희수 의원안과 공단 산하에 기금운용본부를 두는 현체제를 유지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안이 제출돼 있다. 여·야 입장이 달라 법개정 논의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정현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최 이사장 사퇴와 관련해 하루 전까지 사퇴는 없다던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배경이 기금운영본부 공사화를 둘러싼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면 국민연금 기금의 장래를 위해 매우 우려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채종원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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