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 동안 이산가족들의 기쁨과 눈물, 한숨으로 가득찼던 금강산이 26일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이날 남과 북의 제20차 이산가족 2진 상봉 참가자들은 금강산에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 뒤 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의 마지막 정을 나누며 아파하고 눈물흘렸다. 이로써 남북이 지난 8·25합의 공동보도문을 통해 약속했던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비교적 원만하게 끝났다.
북녘의 형을 만났던 우리 측 배상석(60) 씨는 작별상봉이 끝나는 순간이 가까워오자 만나게 해주세요!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오열했다. 갑작스게 건강이 악화돼 전날 단체상봉에 나오지 못했던 우리 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이석주(98) 씨도 마지막 힘을 내 작별상봉에 참석했다. 이 씨는 또다시 북녘에 남기고 가야하는 아들 리동욱(70) 씨에게 입고있던 코트와 목도리를 벗어 입혀줬다.
이날 작별상봉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어 북녘에 두고 온 장남 주재은(72) 씨를 알아보지 못했던 우리 측 어머니 김월순(93) 씨가 다시 아들을 알아봤다. 어머니인 월순 씨는 아들이 결혼하면 며느리에게 주려고 그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금반지를 아들 재은 씨에게 건넸다. 아들은 한사코 사양했지만 어머니는 안 필요해도 내가 주고 싶어, 갖다 버리더라도 갖고가라”며 다시 한 번 아들의 손을 부여잡았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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