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 대통령, 27일 시정연설 대국민호소…역사정국 정면돌파
입력 2015-10-23 14:33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계기로 형성된 연말 대치정국을 대국민 여론호소 및 지지층 결집 등의 방법으로 정면돌파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와 ‘5자 회동을 갖고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데 이어 오는 27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국민 호소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가 마지막 회기를 맞은 만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직접 나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19대 국회 정쟁에 밀려 외면됐던 각종 민생법안을 조목조목 예로 들며 이들 법안의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전날 5자 회동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활성화 법안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그래서 헌정사에 남는 유종의 미를 19대 국회가 거둬달라”고 강력히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 연금개혁과 노사정 대타협 결렬 위기 등 고비고비마다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여론에 호소해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을 압박해가고 이를 통해 국정의 추동력을 확보해나간 전례가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23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의 필요성을 정제된 화법으로, 그리고 절절한 심정을 담아 호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선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역설하고, 이 때문에 국정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교과서 국정화에서 주목하는 포인트는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 그리고 정통성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의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는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될 나라로 서술돼있다”는 전날 언급은 이같은 인식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줘야 통일 시대를 대비한 미래세대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다”, 복잡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미래세대가 혼란을 겪지 않고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역사교육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대국민 설득을 위한 주요 포인트로 해석된다.
야당이 ‘친일·독재 미화라는 프레임으로 교과서 문제를 비판하고 있지만, 교과서 국정화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통일시대까지 겨냥한 미래형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27일 시정연설을 계기로 노동개혁 법안, 경제활성화 법안, 한중 FTA 비준안의 조속 처리를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도 강력히 촉구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은 청년일자리 창출의 핵심법안이라는 점, 한중FTA 발표가 늦어지면 매일 40억원의 기대 수출효과가 상실된다는 점 등 비유화법으로 야당을 압박해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시정연설 이후 내달 2일 확정고시, 내달말까지로 이어지는 집필진 구성 등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일정과 맞물려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연말 대치전선이 격화될 경우 정치권을 겨냥한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