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차 등 국내 대표 대형주들이 연이어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으로 스타트를 끊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춘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써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올 3분기 삼성전자는 환율효과(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훌쩍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표 수출주인 현대차 역시 환율효과로 실적 개선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200원까지 치솟는 등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 통화와 유로화 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해 환율 효과가 상당부분 희석된 것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5039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1조원 대 ‘어닝 쇼크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8.81% 내려앉았다.
이달 중순 3만3000원선까지 올랐던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루만에 2만4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지난 8월 이후 두달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대형주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날 1% 가까이 하락했던 코스피는 22일(현지시간) 유로존의 기준 금리 동결 소식에 이날 1%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닝시즌은 초반을 지나고 있다는 점과 다음 주 예정된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등 시장의 안정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에 따라 등락이 갈릴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지만, 지수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내놨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같은 업종이더라도 개별 실적에 따른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수로 봤을 때는 10월 FOMC에 대한 경계감 속에 관망심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FOMC 결과에 따라 외환 및 채권시장의 변화가 있을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의 후속적인 반응을 확인한 후 대응해야 한다”면서 또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끝나면 그동안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왔던 중소형주의 실적발표도 시작되는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뉴욕, 유럽 증시가 올랐고,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수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대형주들의 부진은 주로 수출주 위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 여파가 중소형주까지 번질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이 팀장은 이에 따라 개별 기업의 실적을 충분히 검토한 후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안도랠리가 이어져 지수는 상승압력이 우세하다”면서 다음 주 예정된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심리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이 적은 종목을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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