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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3] 달감독의 판도 읽은 ‘수’…믿음과 고집의 차이
입력 2015-10-21 22:48 
2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NC 김경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플레이오프 1, 2차전 믿음의 야구를 선보였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3차전에서 타순을 싹 바꿨다. 고집을 버린 결정적 한 수였다.
NC는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빈타에 시달렸다. 1차전은 3안타 무득점에 그쳤고, 2차전도 6안타 2득점으로 타선은 터지지 않았다. NC의 치고 달리는 화끈한 야구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1, 2차전 타순을 고정시켰다. 이유는 하나였다. 정규시즌 내내 고정된 타순을 바꾸지 않겠다”는 김 감독의 강한 믿음의 야구였다. 2차전 역전승의 원동력은 믿음에서 나왔다. 1차전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은 손시헌이 멀티히트로 응답했다. 8회말 역전극의 시작은 손시헌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3차전에서 타순을 대폭 변화시켰다. 박민우와 김종호를 1, 2번으로 바꾸고 3번과 6번 타순에 나성범과 이종욱을 맞바꿨다. 믿음을 버린 것이 아닌 고집을 내려놓은 것. 답답했던 타선의 활로를 뚫기 위한 한 수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포스트시즌을 해보니 먼저 올라가 있는 팀이 처음 2경기는 경기 감각이 떨어지더라”며 1승1패 상황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편해졌을 것”이라고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다.
이어 김 감독은 오늘 이종욱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웬만해서는 안 바꾸려고 하는데 이젠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낀다”며 타순 변경으로 새로운 분위기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타순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1, 2차전 침묵했던 NC의 타선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NC 타선은 훌륭하다.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태형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김경문 감독의 한 수는 제대로 통했다. NC 타선은 잠실구장을 안방처럼 두들겼다. NC는 시리즈 처음으로 홈런 2개를 포함해 두 자릿수인 19개의 안타를 폭발시켰고, 무려 8개의 사사구를 이끌어냈다.
NC는 1회부터 타순 변화의 효과를 봤다. 리드오프로 나선 박민우가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1사 후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3번으로 나선 나성범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깔끔하게 선취점을 뽑았다.
NC는 1-2로 역전을 당한 3회초 대량 4득점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역시 달라진 타순이 응답한 결과였다. 선두타자 박민우와 김종호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나성범이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섰으나 에릭 테임즈가 2-2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두산은 유희관을 내리고 노경은을 올리는 빠른 교체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1, 2차전 무안타로 침묵하던 두 베테랑이 터졌다. 이호준이 역전 적시타를 때린데 이어 6번으로 옮긴 이종욱이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보탰다. 이종욱은 무려 포스트시즌 21타수 만에 나온 결정적 안타였다. 손시헌의 추가 적시타까지 이어진 NC는 5-2로 경기를 뒤집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NC는 베테랑 선발투수 손민한의 5이닝 2실점(1자책) 호투와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두산을 16-2로 이겼다. NC는 시리즈를 앞서는 값진 1승과 함께 타순 변화 이후 1번부터 7번까지 모두 안타를 신고하며 타격감을 되찾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날 타순 변화의 핵심이었던 박민우(3안타) 나성범(2안타) 이종욱(2안타)은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에서 0-1인 8회말 무사 1루서 강공과 스퀴즈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모험에 가까운 절묘한 한 수. 3차전에서는 타순 변화의 한 수로 시리즈를 2-1로 역전시켰다. 김 감독의 믿음과 고집의 차이를 보여준 과감한 타순 변화 결정이 부른 승리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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