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내일이면 이별" 상봉 이틀째…'금강산도 울었다'

이산가족 상봉 "내일이면 이별" 상봉 이틀째…'금강산도 울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1일 금강산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개별상봉 및 단체상봉을 하며 이틀째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35분(북한 시간 오후 4시5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전날 1차 단체상봉 때보다는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2시간 동안 단체상봉을 했습니다.

애초 이날 단체상봉은 오후 4시30분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이동에 시간이 걸리면서 5분가량 늦어졌습니다.

상봉장 테이블 위에는 생수, 사이다, 캔커피, 강정, 단물(젤리), 물티슈 등이 담긴 종이 가방이 마련돼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던 가족끼리 간식과 함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 자리에서 미리 준비해온 사진을 북측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오랜 시간 단절됐던 기억을 공유했습니다.

북측 가족들은 남측에 있는 다른 가족들의 안부를 물어보며 이번에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다만 이날 오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남측 상봉단의 염진례(83) 할머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단체상봉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의료 지원 인력들은 염 할머니가 고령에도 금강산까지 먼 길을 와서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다 소화기관 장애까지 겹치면서 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산가족들은 낮 12시30분 금강산호텔에서 두 시간 동안 공동중식 시간을 갖고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소중한 점심 한 끼를 나눴습니다.

이날 식사 메뉴로는 볶음밥과 닭고기완자 맑은국, 생선 락화생(땅콩) 튀김, 버섯고기완자 볶음, 들쭉술과 대동강 맥주, 은정차(녹차), 배향단물(배맛 주스) 등이 제공됐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는 남측 가족들의 숙소인 금강산호텔에서 두 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는 등 이산가족들은 이날 모두 3차례에 걸쳐 6시간 동안 감격스러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전날 금강산에 모여 단체상봉 및 남측이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22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