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공화당 ‘젊은 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도전장
입력 2015-10-21 15:32 

미국 공화당의 차세대 기수로 주목받고 있는 폴 라이언(45) 하원의원이 하원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출마할 뜻이 없다고 공언했으나 지도부 공백을 우려한 당내 끈질긴 요구를 결국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당 전체가 자신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할 경우라는 조건을 전제로 내걸었다. 라이언 위원장이 하원의장이 되면 역대 2번째 40대 하원의장으로 지난1841년 존 화이트 하원의장 이후 174년 만이다.
공화당 내에서는 현재 겪고 있는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할 만한 유일한 인물로 라이언 의원을 꼽고 있다. 라이언 의원은 40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8선의 경력을 갖췄다.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 부통령 후보 출마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을 볼모로 일명 ‘오바마케어 폐지를 둘러싼 예산안 다툼을 벌일 때 당내 강경파를 설득해 민주당과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자신이 이끄는 빈곤퇴치 캠페인이 주목받으면서 한때 유력 대선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득세하고 있는 강경파들을 설득해 당내 의견통합을 이뤄나갈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존 베이너 현 하원의장이 이달 말 사퇴를 선언한 것도 당내 강경파들의 압박 때문이란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라이언 의원도 당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강경파를 의식해 출마를 고민해 왔지만 당장 다음달 3일로 다가온 국가부채한도 증액 협상, 이미 시한을 한 차례 연장한 2016년도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 등이 코앞에 닥치면서 더이상 지도부 공백 사태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란 핵협상의 의회 통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의견을 너무 쉽게 수용했다는 당내 강경 보수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등의 압력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으나 벵가지 특위가 사실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실언으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라이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내세운 조건이 받아들여지고 내가 진정으로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인정받는다면 기꺼이 하원의장에 나서겠다”면서 애초에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 당이 바뀌어야 하는 중대 시점이라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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